알테오젠 "세계 1위 항암제 원료 韓서 직접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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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원료는 앞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로 공급됩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13일 인터뷰에서 “SC 제형 변환을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 ‘ALT-B4’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건설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외 위탁생산(CMO) 업체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생산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을 알테오젠이 주도하는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연내 국내 생산 공장 착공

알테오젠 "세계 1위 항암제 원료 韓서 직접 생산"

알테오젠은 연내 의약품 공장 건설에 착수하기 위해 공장 부지 두세 곳을 후보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최종 부지를 결정하면 총 2500억원을 투입해 2028년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2029년부터 본격적인 시생산과 글로벌 수출에 들어간다.

박 대표는 “더 이상 CMO 업체의 스케줄에 끌려가지 않고 생산 시점을 우리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 자율성과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비용 구조의 효율성까지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SC로 전환해주는 플랫폼이다. 기존 1~5시간 걸리던 투약 시간을 2~5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환자 편의성 향상은 물론 IV 의약품의 특허 만료 이후에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SC 전환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2028년)를 앞두고 알테오젠의 기술을 도입해 SC 제형으로 개발했다. 9월 미국 허가를 받아 10월 출시한다는 목표다.

한국 공장에서는 키트루다를 포함해 ALT-B4 기술을 적용해 개발 중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 일본 다이이찌산쿄 ‘엔허투’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SC 제형 원료를 생산한다. 이와 함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항체의약품,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등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도 이곳에서 함께 만든다.

박 대표는 “향후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공급하는 키트루다 SC 원료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며 “미국 공급은 현지 CMO를 통해 유지하되 SC 제품 수요 확대 시 미국 공장 인수나 제2공장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500억원 비용 자체 조달

알테오젠은 공장 건설에 드는 자금 총 2500억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1550억원에 더해 키트루다 SC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들어오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추가 유증을 통한 주가 희석 없이도 생산 인프라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앞으로 유입될 로열티 수익까지 고려하면 추가 투자 여지도 넉넉하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MSD에서 키트루다 SC가 일정 매출 구간에 도달할 때까지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단계적으로 수령한다. 이후부터는 해당 제품 매출의 약 5%를 로열티로 받는다. 박 대표는 “이르면 2028년까지 마일스톤을 전액 수령하고, 곧바로 로열티 기반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D는 2028년까지 기존 키트루다 IV 시장의 절반 이상을 SC로 대체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알테오젠은 장기적으로 연 1조원 이상의 로열티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은 안정적 수익 기반을 토대로 연구개발(R&D) 속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실온 보관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ALT-B4와 1개월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추가로 기술을 이전하는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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