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베네수엘라 민주화 앞장” 노벨 평화상 받은 마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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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평화상은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사진)에게 돌아갔습니다. 노벨위원회는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평화로운 전환을 위해 쉼 없이 투쟁한 공로”를 선정 이유로 밝혔습니다.

마차도는 1990년대부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아테네아 재단 활동을 시작했고, 투표 감시 시민단체인 ‘수마테’를 공동 창립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2010년 총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맞서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강력한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재임 1999∼2013년)가 주도한 정치·경제 노선과 이를 지지하는 이념을 ‘차베스주의’라고 합니다. 석유 수출 수익을 기반으로 한 복지 확대, 국가 주도 경제, 반미 외교, 강한 개인 리더십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한때 빈곤과 문맹을 줄였지만, 지금은 과도한 포퓰리즘 재정과 통제 정책이 결국 초인플레이션과 경제 붕괴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계승한 마두로 정권은 권위주의와 부패로 국민적 불만이 높은 상황입니다.

마차도가 이끄는 ‘벤테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주의에 맞서는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주의 정당입니다. 정치 활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피습과 검열, 체포 위협에 직면했지만 마차도는 굴하지 않고 대선 후보로 나섰고, 2023년 마침내 통합 야권 예비선거에서 약 90%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율로 단일 후보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마두로 정권은 예비선거 부정 의혹을 내세워 그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본선 출마를 막았습니다. 하지만 마차도는 해외로 망명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야권 연대의 구심점으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의 수상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습니다. 마차도는 오랜 기간 강경한 대미 공조 노선을 유지해 왔으며 과거 “베네수엘라의 정권 전환에는 미국의 개입이 필수적이다”라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차도의 정치적 행보가 노벨 평화상의 제정 취지와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노벨 평화상으로 세계의 시선은 다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로 쏠렸습니다. 민주주의가 여전히 싸워서 지켜야 할 가치임을 일깨워준 셈입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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