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壟斷(농단)(언덕 농·롱, 끊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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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백성을 위한 왕도정치를 권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제나라를 떠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선왕이 신하를 통해 후한 대우를 약속하며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맹자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남는 것은 천박한 사내나 하는 행동이라 하면서 비유하기를 “옛날 시장은 남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모자라는 물건과 바꾸는 물물교환을 하는 장소였다. 시장 관리는 그 교환이 공정한지 지켜보는 역할만 했다. 그런데 한 천박한 사내가 시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농단·壟斷)에 올라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펴서 시장의 이익을 독차지하자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고, 그 뒤로 시장에는 세금이 생기게 되었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하게 되었습니다. 맹자의 이런 비유는 자신이 제안한 왕도정치를 받아들여 실천할 의지도 없으면서, 물질적인 은혜를 베풀며 안정과 존중을 약속하는 왕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내가 여기에 넘어가 만족한다면 이익에 급급해 기민하게 농단에 오르는 저 천박한 사내와 무엇이 다르겠냐’는 말로 거부의 뜻을 나타낸 것입니다. 농단은 본래 가파른 언덕 꼭대기란 뜻이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 다른 상인들의 물건을 닥치는 대로 사 모으고 권력을 이용해 시장의 이익을 독점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생각거리: 농단은 권력과 정보를 이용하여 불법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로 공정한 경쟁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의 독과점이나 담합과 같은 불공정 거래 행위와 유사합니다.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투명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이서현 정책사회부 차장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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