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一曝十寒(일폭십한)(하나 일, 쬘 폭·포, 열 십, 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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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맹자(孟子)의 고자상(告子上)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맹자는 제(齊)나라 왕에게 올바른 정치를 하도록 권했지만, 왕은 맹자 가르침을 잠시 따르다가도 이내 간신들 말에 흔들려 바른 정치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비유해 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왕이 지혜롭게 못 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천하에 아무리 쉽게 잘 자라는 생물이 있더라도 하루만 햇볕을 쬐고 열흘은 춥게 한다면(一日曝之 十日寒之) 제대로 자랄 생물이 없을 것이다. 내가 왕을 만나 뵙는 것은 드물고, 내가 물러 나오면 왕의 마음을 차갑게 해 착한 마음의 싹이 자라는 것을 막는 자가 이르니, 왕에게 양심의 싹이 있다고 한들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지금 바둑을 두는 것은 하찮은 기술이지만,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다하지 않으면 터득하지 못한다. 혁추(奕秋)는 온 나라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자이다.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할 경우, 그중 한 사람은 마음과 뜻을 다하여 오직 혁추의 말을 듣고, 다른 한 사람은 비록 혁추의 말을 듣기는 하나 마음 한편에 기러기와 새가 날아오면 활과 주살을 당겨서 쏘아 맞힐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비록 그와 함께 배운다고 하더라도 그만 못 할 것이다. 이는 그의 지혜가 그만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 생각거리: 이건명(李健命)이 경종(景宗)에게 차자(箚子·상소문)를 올려 말하기를 “전하께서는 역대 선왕들께서 이미 행하신 법도를 본받아 날마다 학문이 높은 신하를 불러 경전(經傳)을 토론하고 치도(治道)를 강마(講磨)해 일폭십한(一曝十寒)의 비난이 없도록 하십시오”라고 한 데에서도 용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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