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만끽(滿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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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내 보기 ‘붉게 물든 단풍 군락지에서 가을의 정취 만끽하세요’, ‘농촌지도자청양군연합회, 전통 ‘손 벼베기’ 재현으로 풍년 만끽’. 가을이 한창인 요즘 신문에서 ‘만끽’이라는 말을 부쩍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만끽이 한자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먼저 한자를 분석해 볼게요. 만(滿)은 ‘가득 차다’라는 뜻입니다. 물을 뜻하는 삼수변(氵)이 붙어 있어 그릇에 물이 넘칠 듯 가득 찬 모습이 떠오르네요. 끽(喫)은 ‘먹다, 마시다’라는 뜻입니다. 한자에 입(口)이 붙어 있으니 먹는다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지요. 그런데 우리 한자 표기 가운데 ‘끽’처럼 쌍자음으로 시작하는 글자는 ‘쌍(雙)’, ‘씨(氏)’ 정도로 드물기 때문에 ‘만끽’이 순우리말처럼 느껴졌던 것입니다. 이제 두 글자를 합쳐 볼까요. 만끽은 글자 그대로 ‘가득 먹음’이라는 뜻이 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첫 번째 뜻을 ‘마음껏 먹고 마심’, 두 번째 뜻을 ‘욕망을 마음껏 충족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네요. 배를 채운다는 말이 마음을 채운다는 의미로 확장된 셈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가을의 정취를 비롯해서 자유나 여유처럼 음식이 아닌 말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생각하기 여러분은 무언가를 제대로 만끽해 본 적이 있나요. 요즘은 단풍 명소에 가서도 풍경보다는 스마트폰 화면을 더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사진부터 찍느라 정작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끽(喫)은 먹는다는 뜻이었지요. 먹는 일은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듯, 만끽도 직접 보고 느껴야만 합니다. 화면 너머로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건 진정한 만끽이 될 수 없지요. 이번 가을에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 두고 오감으로 계절에 흠뻑 젖어 보는 건 어떨까요. 2026년의 가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김환 백영고 교사(유튜브 ‘오분 만에 마스터하는 국어’ 운영)©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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