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도 내가 주장일 때 우승해서 더 좋다.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다."
41년 만에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을 차지한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단이 북런던 시내를 도는 버스 퍼레이드를 펼쳤다. 팬 15만여 명이 열광적으로 환영했는데, 주장 손흥민은 구름 위에 있는 떠 있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전했다.
토트넘 선수들이 탄 오픈탑 버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인근 도로 3㎞ 구간을 돌았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하얀색 2층 버스다. 이 버스 퍼레이드는 토트넘 구단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기념하고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만든 무대다. 맨 앞에 선 주장 손흥민은 우승컵에 입 맞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1-0으로 승리, 17년 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유럽 클럽 대항전 기준으로 1983-84시즌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이후 41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토트넘 버스가 지나가는 거리 곳곳에는 엄청난 인파가 운집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오픈탑 버스에 올라 스타디움 인근 도로 3.2㎞를 돌면서 우승 퍼레이드를 펼쳤다. 팬들은 깃발을 흔들고 환호하며 함께 응원가를 불렀다. 환영 인파만 15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의 부진한 성적을 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로파리그 승리로 자신의 두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누군가는 비웃었다"면서 "지금 우리를 보라. 이 모든 것은 우리 영웅, 선수들 덕분"이라고 외쳤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을 한 명씩 호명하면서 "우리 영웅들을 이끈 레전드"라며 가장 먼저 손흥민을 소개했다.
손흥민은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다들 쏘니를 봐요(Guys Watch Sonny)"를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흥민은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라며 "운 좋게도 제가 주장일 때 우승해서 더 좋다.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다. 정말 행복하다"고 감격했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데뷔한 손흥민도 이번 경기로 15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토트넘은 26일 홈에서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후 손흥민은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