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히틀러 욕조에서 목욕한 종군기자…엘렌 쿠라스의 '리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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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배우' 올리비아 콜맨·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완벽한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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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속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 리 밀러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참상을 사진으로 기록한 종군 기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촬영한 나치 강제수용소 사진들은 1945년 6월 보그에 '믿어라'(Believe it)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돼 적나라한 학살 현장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가장 유명한 사진은 종전 직후 히틀러의 뮌헨 아파트를 찾아 히틀러가 쓰던 욕조에서 목욕하는 자기 모습을 담은 '히틀러 욕조 안의 리 밀러'다. 리 밀러는 전선을 돌아다니며 더러워진 군화를 욕조 앞에 벗어두고, 히틀러의 공간에서 더러움을 씻어내는 모습을 표현했다.

사진기자가 되기 전까지는 보그 잡지의 모델이기도 했던 리 밀러만이 할 수 있었던 연출로, 여성 종군기자가 히틀러의 사적 공간에 들어가 목욕한다는 전복적인 주제로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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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속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엘렌 쿠라스 감독의 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는 리 밀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리 밀러가 모델 생활을 접고 사진작가로 전향하던 시기부터 시작해 그의 기자 생활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케이트 윈즐릿이 리 밀러를 연기하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자유롭고 충동적이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다정하게 챙기던 리 밀러가 서서히 기록자로서의 사명감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리 밀러는 다른 기자들과 함께 종군기자 승인을 받고 전장에 투입됐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군사 브리핑에 참석할 수 없고 각종 군사시설 출입도 불허되는 등 여러 제약 속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전쟁의 모습을 담는다.

용기와 강인함의 표상처럼 보이는 그가 전후 트라우마로 성취감보다는 좌절감과 불안에 시달렸다는 점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먹먹함을 느끼게 한다.

리 밀러의 아들 앤서니는 모친이 종군기자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리 밀러가 사망한 뒤에야 다락방 속 사진들과 메모 등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고 한다.

24일 개봉.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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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로즈: 완벽한 이혼'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더 로즈: 완벽한 이혼 = '믿고 보는' 할리우드 배우 올리비아 콜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부부로 만났다.

제이 로치 감독의 '더 로즈: 완벽한 이혼'은 완벽했던 부부가 이혼의 위기를 겪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요리사 아이비(올리비아 콜맨 분)와 건축가 테오(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한다. 그 판단은 성급하다기보다 정확했고 둘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은 결혼 10년 차까지도 서로가 인생의 '절친'인 멋진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하지만 테오의 커리어에 문제가 생기고, 동시에 아이비의 식당은 대박이 나면서 균열이 시작된다. 육아와 가사를 도맡게 된 테오와 식당 확장에 몰두하는 아이비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쌓여간다.

두 사람은 늘 그래왔듯 유머를 잃지 않으며 '한 팀'으로서 위기를 극복해보려 하지만, 서운함과 상처는 조금씩 틈을 벌린다.

일에서나 가정생활에서나 늘 쿨하고 멋졌던 부부는 흔들리는 결혼생활 속에서 점점 못난 사람이 되어간다.

영화는 좋은 부부의 표본에서 출발해 관계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관객에게 '관계를 망친 결정적 실수들'을 돌아보게 한다.

세련된 코미디와 현실적인 연기가 맞물리며, 결혼의 위기를 다룬 이야기를 폭소극으로 바꿔 놓는다.

17일 개봉. 105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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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로즈: 완벽한 이혼'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14일 09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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