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2500억 지분 매각 철회…'1000억 세금' 대출로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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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 계획이 철회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그럼 세금을 어떻게 마련하냐’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지난달 밝힌 약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계획을 6일 철회했다. 철회 사유는 주가 급등 등 시장 상황 변화다.

매각 철회의 배경에는 자본시장법이 있다. 자본시장법상 주가가 공시 기준 대비 30% 이상 변동할 경우 기존 거래계획을 유지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전 대표는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재공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철회 사유 발생일은 지난 3일이다.

당초 회사 측은 이번 주식 처분의 목적이 차익 실현이 아니라 세금 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획했던 블록딜이 무산되면서 다른 방식으로 현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 대표는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사위로, 그동안 회사 지분이 없었으나 지난해 7월 24일 윤 회장으로부터 79만9700주(3.41%)를 증여받았다. 당시 종가(22만5500원) 기준 약 1803억원어치다.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에 해당할 경우 증여세율에 20% 할증이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세액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후 전 대표는 이 가운데 26만5700주를 주당 94만1000원에 처분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약 2500억원 규모 거래로, 취득가 대비 약 1500억원 안팎의 차익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일부 보도는 약 700억원 수준의 차익을 예상했지만, 실제 취득 단가를 반영할 경우 이보다 훨씬 큰 규모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단순한 세금 재원 확보를 넘어 일정 부분 차익 실현 목적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증여 당시 기준 약 1800억원 규모였던 지분 가치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한 만큼, 일부 지분을 현금화할 유인이 충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매각 계획이 철회되면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세금 납부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분 매각이라는 수단만 사라진 상황이다.

문제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삼천당제약의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배당 등을 통한 간접 조달 여력은 제한적이다. 회사의 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순이익이 각각 1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어, 연부연납을 적용하더라도 필요한 자금을 내부에서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병행하는 기업으로, 현금을 축적하기보다 사용하는 구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식 담보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지분 가치가 크게 높아진 만큼, 이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딜 등 방식으로 지분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한 차례 매각 계획이 공개되며 오버행 우려가 부각된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매각을 시도하면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주식 담보대출 역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촉발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나오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주주가 확보한 현금은 유지되는 반면 지분은 축소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사실상 ‘간접적 엑시트’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 엔케이맥스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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