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현 "불펜 열세의 주범이었는데, 히든카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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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이 꼽은 준PO 3차전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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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불펜 이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가 불펜 열세의 주범이었죠."

사령탑으로부터 '히든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도 오른손 불펜 이승현(33·삼성 라이온즈)은 농담 섞인 자책을 했다.

프로야구 2025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열리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승현은 "시즌 말미에 삼성 불펜이 약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나 때문이었다"며 "항상 미안했고, PS에서 만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만회할 기회가 왔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 SSG 랜더스와의 준PO 1, 2차전에서 몸만 풀고 마운드에 서지 않았던 이승현은 13일 3차전에서 팀이 5-1로 앞선 7회초 2사 후에 등판했다.

이지영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끝낸 이승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구안이 좋은 박성한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성한에게 던진 공 3개는 모두 직구였다.

이승현은 "포수 강민호 선배의 사인대로 던졌다. 3구째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쳤다"며 "정말 운이 좋았다"고 씩 웃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준PO 3차전이 끝난 뒤 "오늘의 히든카드가 이승현이었다. 이지영, 박성한과 상대 성적이 좋아서 준비시켰는데 상대 흐름을 확실하게 끊는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기사를 보고 알았다. 감독님이 놀라운 표현을 해주셔서 내가 더 놀랐다"며 "이지영 선배, 박성한을 상대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이승현은 최근 3년 동안 이지영을 6타수 1안타, 박성한을 9타수 1안타로 막았다.

다만, 이지영에게는 올해 홈런을 내준 적이 있다.

이승현은 "나에게 강했던 타자는 기억해도, 내게 약했던 타자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지영 선배를 상대할 때는 홈런을 맞은 기억이 떠올라서, '강민호 선배의 리드대로 던지자'라고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인터뷰하는 삼성 오른손 불펜 이승현

인터뷰하는 삼성 오른손 불펜 이승현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불펜 이승현이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준PO가 시작하기 전, '불펜은 SSG가 강세'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규시즌에서 SSG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36으로 1위에 올랐고, 삼성 불펜진은 4.48로 6위에 머물렀다.

이승현은 "내가 정규시즌 마지막 3번의 등판에서 모두 홈런을 맞았다"라고 굳이 아픈 기억을 꺼내며 "내가 주범이었으니까, 등판하지 않을 때는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등판 기회가 오면 최대한 잘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삼성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진의 조화로 준PO 1∼3차전 평균자책점 2.39을 찍고, 4.15의 SSG 랜더스에 앞섰다.

타선도 살아난 삼성은 5전 3승제의 준PO에서 2승 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규시즌을 2승 1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마친 이승현은 가을 무대에서 또 만회할 기회를 기다린다.

2010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7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 차우찬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SSG 잡고, 독수리(한화 이글스)도 잡고, LG 만나러 가겠습니다"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14일 16시29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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