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의 사談진談/송은석]AI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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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체코 배우 크리스티나 레이흐토바의 실제 모습, 그를 3D 스캔해 만든 게임 ‘킹덤 컴: 딜리버런스 2’ 속 캐릭터, 여기에 AI 그래픽 기술 ‘DLSS 5’를 적용한 모습. 출처 다니엘 바브라 X 송은석 사진부 기자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이 열렸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 끝나자 국내 언론은 엔비디아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이날 관심이 반도체와 자율주행에 쏠리는 동안, 30년 차 게이머인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게임 그래픽 기술 ‘DLSS 5’였다. 요즘 게임 캐릭터는 실제 배우를 스캔해 만들 만큼 정교하다. 그런데 막상 게임에서는 찰흙 인형처럼 보일 때가 있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빛이다. 사람의 피부는 빛을 표면에서 튕겨내기만 하지 않는다. 일부는 살갗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번져 나온다. 손전등을 손가락에 대면 붉게 비치는 것도, 역광에서 찍은 인물사진에서 귀가 발갛게 물드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게임은 초당 수십 장의 화면을 그려야 해 이런 복잡한 빛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다. DLSS 5는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끌어들였다. 피부에 스미는 빛이나 머리카락, 옷의 질감처럼 기존 그래픽이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AI가 실시간으로 보완한다. 그런데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DLSS 5 데모 영상 속 캐릭터들은 화장을 과하게 한 것처럼 보였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생성형 AI가 대량으로 찍어낸 조악한 콘텐츠를 비꼬는 ‘AI 슬롭’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8월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DLSS 5 관련 파일이 먼저 풀리면서부터다. 게이머들은 이를 여러 게임에 적용하고 효과를 조절해 결과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관건은 적용 강도였다. 적절히 조절한 일부 결과물은 실제 사진 같다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킹덤 컴: 딜리버런스 2’를 만든 다니엘 바브라가 X에 올린 비교 사진이었다. 체코 배우 크리스티나 레이흐토바의 실제 사진과 그를 본떠 만든 게임 캐릭터, DLSS 5 버전의 캐릭터의 얼굴을 나란히 놓았다. 바브라는 DLSS 5를 적용한 얼굴이 실제 배우와 가장 닮았다고 했다. 이어 눈매와 코의 윤곽, 머리카락, 쇄골 같은 디테일은 이미 게임 속에 구현돼 있었지만 기존 게임의 조명이 이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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