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태평양 경제협정 재검토”… 농민 눈치에 또 도돌이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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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에 대해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해 보라”고 지시했다. 8월 말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거쳐 공론화 작업에 착수한 지 두 달도 채 안 돼 처음으로 일을 되돌린 것이다. 최근까지 정부는 CPTPP 가입을 준비하며 농어촌 피해는 꼼꼼히 챙기겠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은 “한국은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통상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시장 개방으로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입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면 된다며, 1조 원 규모의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확충안도 거론했다. 그랬던 정부가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최근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격앙된 농업인들 정서가 농산물 시장 개방 우려와 맞물려 더 악화할 조짐이 보이자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CPTPP 가입에 따른 농어민 피해 우려는 갑자기 튀어나온 돌발 변수가 아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협정 발효 시 15년간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최대 6조7000억 원 늘어나지만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산업 간 득실이 엇갈리는 구조는 과거부터 FTA 가입 논의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시장 개방에 따른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끈질기게 농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2018년 출범한 CPTPP는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한 메가 ‘FTA’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CPTPP 참여의 가치는 단순히 관세 인하 효과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통상 규범을 주도하는 ‘룰메이커’로 참여하고, 생존을 위한 핵심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CPTPP 가입은 이미 두 차례 무산됐다.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한 상황에서 논의가 늦어질수록 우리의 가입 조건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원점 대화’가 가입 찬반을 다시 고민하는 식의 도돌이표가 돼선 안 된다. 개방 충격을 극복하고 농업 구조를 전환하는 기회로 바꿀 구체적 대안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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