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하루 31.8개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항생제 남용은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내성균을 키워 감염 시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50년이면 교통사고나 암보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 유독 항생제 처방이 많은 것은 환자의 ‘과잉 복용’과 의사의 ‘과잉 처방’이 결합한 진료 문화 탓이다. 의료 접근성이 높다 보니 환자는 감기 등 가벼운 질환에도 병원을 찾아 “빨리 낫게 해 달라”며 항생제를 요구하고, 의사는 세균 감염을 가정한 예방적 치료 차원에서 항생제를 쉽게 처방한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항생제 처방이 급증해 국내에서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균이 10∼47% 늘었다는 학계 보고가 나왔다.
이처럼 약 복용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소아·청소년의 전문의약품 오남용도 심각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아·청소년에게 부정맥·협심증·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치료제인 인데놀을 처방한 건수는 36만 건으로 5년 새 1.4배 늘었다. 이 약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시험·면접 대비 약’으로 알려지며 심리 안정제처럼 소비되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을 받은 소아·청소년도 지난해 12만 명을 넘으며 5년 새 2.6배로 늘었다.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아이도 많지만, ‘공부 잘하는 약’으로 무분별한 사용이 늘어난 탓이다.
환자가 감기에도 센 약부터 찾고 약 한 알로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등 약을 맹신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사들도 일단 항생제부터 처방하고 경과를 보거나, 적응증이 의심되는데도 약을 쉽게 처방하는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항생제 내성, 약물 오남용은 결국 우리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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