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젠슨 황 가세한 대만 AI 생태계의 약진, 보고만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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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0 17:34 수정2025.05.20 17:34 지면A3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그제 대만 정부, 폭스콘, TSMC와 함께 대만 첫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거대한 AI 생태계 조성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AI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해 나겠다는 ‘대만 연합’의 야심 찬 선언이다.

젠슨 황 CEO는 아시아 최대 테크 전시회인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AI 패권’의 핵심이 대만에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를 비롯해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 부품을 공급하는 페카트론, 콴타, 위스트론, 폭스콘, 아수스 등 수많은 대만 기업이 엔비디아의 든든한 파트너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150개 (대만) 기업이 이루는 생태계가 없었다면 엔비디아의 설계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지난 16일 대만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고 원전 운영 기한을 최장 20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풍부한 AI 인재 또한 대만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인재 육성 정책에 따라 국립대학들은 매년 500명 이상의 석·박사급 AI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TSMC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며 우수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대만 정부는 향후 4년간 10만 명의 해외 유학생(대만인 포함)을 영입해 총 20만 명의 AI 인재를 양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통해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대만 AI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반면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AI 100조 투자’ ‘인재 20만 명 육성’ 등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만과 같은 과감한 정책 결정과 실질적인 투자, 그리고 인재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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