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펴온 남북 간 ‘평화적 두 국가론’과 관련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두 국가론’의 위헌성 등을 지적하며 ‘앞으로 계속 주장할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거듭 답변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말로 이해한다”고만 했고, 정부 관계자는 “금시초문으로 NSC에서 논의된 바도 없다”고 했다.
정 장관 발언의 위헌 소지나 정부 내 엇박자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가라앉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그간 정 장관의 발언을 두고선 통일 정책과 남북 대화·교류·협력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 꽉 막힌 남북 관계를 뚫기 위해서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남북 관계에 대한 현실론적 인식으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두 국가론이 곧 공식 정책화할 것이라고까지 주장하는 데선 ‘누가 감히 나를 막을 수 있느냐’는 오만과 독선이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정 장관의 두 국가론은 우리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규정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도록 명시한 헌법 3, 4조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역대 정부가 이어온 남북한 특수관계론에도 맞지 않는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데 따라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발전법도 ‘국가 간 관계가 아닌 … 특수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정부 차원에서 두 국가론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정 장관은 굽히지 않고 있다.
이제 정 장관의 자유로운 입은 ‘정부 정책 따로, 장관 소신 따로’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통일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신뢰의 문제를 낳는 지경이 됐다. 이 정도면 이재명 대통령이 나서 교통 정리를 해야 하지만 과연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대통령실의 태도는 모호하다. 실용주의적 대북 접근을 위해 정책적 유연함과 개방적 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정부 내 무원칙과 혼선의 방치, 특히 유독 한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자유방임으로 나타나선 곤란하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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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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