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관 후보, 어느 정도 흠결이어야 치명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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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1 17:51 수정2025.07.11 17:51 지면A23

다음주 인사청문회에 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16명에 대한 의혹 제기가 끝이 없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더해지는 형국이다. 어제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시절 단 하루도 거주하지 않은 재건축아파트 매매로 10억원 시세차익을 거둔 소식이 전해졌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 해명도 무척 궁색하다. ‘변기 수리시킨 적 없다’며 부인했지만 ‘수리 마쳤다’는 보고에 ‘알았다’고 답한 대화가 공개됐다. 그래도 ‘청문회 때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무한반복 중이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제자 논문의 잘못된 표기와 비문(非文)까지 베낀 사실이 확인됐다. 본인의 해명이나 사과는 없다. 교육부가 대신 나서서 “(이 후보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을 뿐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벌금형과 10차례 차량 압류도 드러났다. 이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

금전 관련 의혹은 차일 정도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배우자는 불과 5개월 뒤 뉴타운에 지정되는 도로 부지를 사 10억원대 차익을 냈다. 남편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는 국세청 차장직 사퇴 2개월 뒤 세무법인을 세워 21개월간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형적 전관예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의사 남편은 농지 편법 소유, 코로나 시기 손소독제 주식 매입 등으로 비판받는다. 정동영(통일부) 정성호(법무부) 후보도 직무 관련 주식 보유, 이해충돌 법안 발의 등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더 실망스러운 건 후보자와 여당의 태도다. 정동영 후보는 580건 자료 요구를 전부 거부했다. 협조를 거부한 뒤 청문회에서 말을 흐리는 전략으로 성공한 ‘김민석 뉴노멀’을 답습하는 모습이다. 이진숙 후보자 의혹에 대해 여당은 “치명적이지 않다”며 옹호했다. 이런 행태가 치명적이지 않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 돼야 ‘치명적’이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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