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나간 건보료 6년간 2조2000억… 적립금 바닥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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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타 낸 건강보험료가 올 7월까지 5년 7개월간 2조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건보 재정을 관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해야 할 돈이지만 징수율은 84%이고 나머지 3522억 원은 여전히 체납된 상태다. 초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성실히 낸 건보료 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 기간 건보료가 부당 청구된 건수는 260만 건, 액수로는 2조2160억 원이다. 치료도 하지 않았는데 보험료를 청구하거나, 행정 오류로 잘못 타 내거나, 보험사나 가해자가 내야 할 치료비를 공단이 내주고 못 받은 경우 등이 포함된 수치다. 연도별 부당 청구액은 2020년 3454억 원에서 2024년 4730억 원으로 증가 추세이지만 90%가 넘던 징수율은 2023년부터 8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의사 면허를 빌려 불법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 병원’들이 최근 5년간 빼내 간 보험료 837억 원을 더하면 건보 재정 누수액은 더 불어나게 된다.

건보 재정이 줄줄 새도록 방치하는 건 중요한 사회 안전망을 위협하는 일이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2년 전 84억 원 넘게 건보료 부당 이득을 취해 환수 통보를 받고도 아직까지 한 푼도 반납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건보료를 쉽게 타 내고 체납해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면 누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고 정직하게 청구하겠나. 더구나 저출산 고령화에 선심 의료 행정으로 연간 지출이 100조 원을 넘어선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전환돼 2028년엔 적립금마저 고갈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중증 환자들의 간병비 일부를 건보 재정으로 지원하는 간병비 급여화가 시행되면 2030년까지 6조5000억 원이 추가로 지출돼 적자 폭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보험료 청구와 지급 과정, 이후 현지 조사부터 부당 청구액 환수까지 전 과정에 걸쳐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찾고, 경증 질환 보장을 줄이는 등 보험료 수입에 연동해 지출을 조정하는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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