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패배 한 달 넘도록 쇄신 ‘0’… 20%도 무너진 국힘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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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1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를 밑돈 것은 미래통합당이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지 한 달 만인 2020년 10월 17%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전날 나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19%였다. 6·3 대선 때 당 후보가 기록한 41% 득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지지율 추락은 대선 패배 뒤 한 달이 넘도록 기본적인 쇄신조차 결단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이 부른 결과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불법 계엄과 파면 훨씬 이전부터 국민의힘을 망가뜨린 건 친윤 세력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친윤 정치 청산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탄핵 반대 당론 백지화 등 쇄신안은 이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조차 가로막는 친윤의 반대로 좌절됐다.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책임이 있는 친윤 핵심 2명에 대한 인적 청산을 요구했지만 친윤의 지지를 업고 지도부에 오른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거부했다. 쇄신 대상이 지도부를 차지하고 배후의 지원 세력이 돼 있으니 쇄신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안 의원 후임으로 지명된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인적 쇄신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때 마음에 안 드는 당 대표를 강제로 퇴출하거나 특정인의 당 대표 도전을 막고, 대선 후보를 강제로 단일화하려 한 것에 사죄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사태를 주동한 친윤 세력의 후진적 정치 폐해를 일소할 액션플랜은 없었다. 그사이 친윤 성향의 한 비대위원은 “국민의힘이 계엄의 피해자”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까지 했다. 갤럽 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27%)이 민주당보다 7%포인트 낮게 나온 것은 이런 행태에 오랜 지지층까지 등 돌리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국민의힘이 다시 살아나고 싶다면 변죽을 울리지 말고 혁신의 정곡을 찔러야 한다. 친윤 정치의 폐단을 반복하지 않을 구체적 인적 쇄신 방안이 나와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구성된 혁신위는 당 지지율이 8%까지 떨어지자 뒤늦게 친박 핵심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한 자릿수 지지율로 더 곤두박질쳐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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