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픈AI, 삼성·SK그룹 최고경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언급했다. 오픈AI가 요청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려면 막대한 재원 조달이 필수인 만큼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지시했다.
‘대기업 사금고화와 대주주 편법승계 악용을 막아야 한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금기시해온 진보 정부에서 나온 현실 인식이기에 더 반갑다. 오픈AI가 요청하는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삼성·SK는 공장 시설부터 두 배가량 확장해야 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한참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삼성·SK라지만 거액의 자금 조달과 위험 분산을 위한 다양한 재무적 접근이 필수다.
가장 시급한 금산분리 완화 방안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 대기업 펀드운용사(GP) 허용 등이 꼽힌다. 대기업 지주회사의 CVC 설립은 4년 전부터 허용됐지만 100% 자회사 형태로만 설립할 수 있다. 외부 자금 조달도 출자액의 40%로 제한돼 대형화가 쉽지 않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CVC의 금산분리 적용 제외는 필요하다. 기업 GP(펀드운용사)를 금융업으로 간주해 금산분리 규제를 적용하는 현행 공정거래법도 개정해야 한다. 탁월한 선구안의 기업 GP가 주도하고 금융회사와 정부가 거든다면 투자 효율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AI산업 관련 금산분리 완화’를 지시했지만 더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 융합과 혁신이 가속화하면서 모든 산업에서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가 한창이다.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조선·방산·원자력산업 등에서도 자금 소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통령은 금산분리 완화의 전제조건으로 ‘독점폐해 방지장치 마련’을 꼽았다. 경제계 및 전문가들의 주장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인식인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어렵지 않다. 미국 구글, 일본 소프트뱅크는 기업이 주도하는 초대형 펀드로 투자금을 조달하며 저 멀리 질주 중이다. 진즉에 했어야 할 규제 해소인 만큼 떡 주듯 생색내기를 넘어 금산분리 완화 속도전을 펼칠 때다.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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