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AI 전쟁 2라운드, 스타트업 강해져야 판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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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19 17:39 수정2025.10.19 17:39 지면A35

지난 16일 열린 ‘코리아 프라미싱 AI 스타트업 2025’에선 KT가 기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도움을 청하는 ‘리버스 피칭’이 눈길을 끌었다. 스타트업이 기술과 서비스를 대기업에 알리는 기존 피칭과 정반대 방식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중요한 기술 파트너로 여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KPAS는 KT와 한국경제신문이 진행하는 행사다. 매년 20곳의 미래 AI(인공지능)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선정하고 있다.

글로벌 AI 전쟁은 어느덧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범용 서비스 시장은 미국 빅테크 집안싸움이 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 구비에 수백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보니 후발주자들이 추격할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남은 시장은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컬 AI’뿐이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활약이 필수다. 세계 각국이 AI 스타트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한국 AI 생태계는 척박하기 짝이 없다. 미국의 AI 민간 투자 규모는 1090억달러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80분의 1인 13억달러에 불과하다. AI 스타트업들은 더 어렵다. 벤처캐피털 생태계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돈줄이 말라붙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대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투자를 늘리고, 협업 프로젝트도 확대해야 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이 있는 ‘제조 AI’ 분야가 그렇다. 데이터를 가진 대기업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 손발을 맞춰야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할 일이 많다. 인프라 확충, 데이터센터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AI 지원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신사업 규제도 과감히 줄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물쭈물하다가 AI 시장의 주도권을 미국과 중국 등에 빼앗겼다. 2라운드인 버티컬 AI 쟁탈전도 속도전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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