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왕이 백성을 딱히 여겨 새로 만든 훈민정음은 K팝 열풍을 타고 ‘돌민정음’(아이돌+훈민정음)으로 진화했다. 아이돌 멤버를 오빠(Oppa), 언니(Unnie), 막내(Maknae)로 부르고 사랑해(Saranghae)라고 외친다. K팝 공연의 독특한 문화인 떼창을 하기 위해 한국어를 익히는 외국인도 많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인 ‘골든’에 등장하는 ‘영원히 깨질 수 없는’ 같은 한글 가사를 알파벳을 달아 통째로 외운다. 과거 팝송을 ‘낫싱스 고너 체인지’처럼 한글 발음으로 옮겨 외웠던 것처럼 말이다.
TOPIK 응시자의 94%가량은 아시아권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K드라마 속 한국을 동경하며 유학, 취업 등 ‘코리안 드림’을 이루고자 한국어를 배우는 인구가 많았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선 과도한 의원 특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의 SNS 검열을 피해 시민들은 한글을 암호처럼 사용하며 저항의 목소리를 냈다. ‘팅갈 민따 마앞 트루스 등으린 락얏 아파 수샇냐.’ 이를 발음 나는 대로 읽으면 인도네시아어로 ‘사과하고 국민 말 듣는 게 어렵냐’는 뜻이다. 2020년 태국 반정부 시위에선 블랙핑크의 노래가 저항가로 불렸다. 시위대는 한글 팻말을 들었다. 민주주의 현장에서 K팝 팬덤 문화가 응용되고 한글이 공용어로 쓰인 것이다.
‘오징어 게임’ 등 K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보급되면서 북미, 유럽 지역에서도 한국어 학습 열풍이 불고 한국어과 개설이 늘었다. 이들 지역에선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언어 체계뿐만 아니라 그 미학적 아름다움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다. 곧은 선과 둥근 원을 조합한 글꼴이 조형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고 한다. K문화를 낳은 한글이야말로 우리의 소프트파워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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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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