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6일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대표이사 앞으로 발송한 이 공문의 참조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을 명시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실질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나 보상 기준을 결정하고 있으니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정한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봉법 시행 7개월 만에 대기업 노조가 원청도 아닌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교섭하겠다고 나선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주주도 아니다. 1대 주주가 삼성물산이고, 삼성전자는 2대 주주다. 지분 관계를 제외하면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적으로 얽힐 일도 없다. 그런데도 노조가 삼성전자와 교섭 테이블에 앉겠다고 한 데는 모호한 법 조항이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봉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확대했는데, 노조가 이를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12월 시작된 노사 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기본급 9.5% 인상,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이란 노조 요구안이 사측 제안과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5월 닷새간 1차 총파업을 했던 노조는 이달 26일부터 3주간의 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2대 주주인 핵심 계열사까지 진흙탕 싸움에 끌어들여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것인데,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평균 연봉 1억 원이 넘는 대기업 노조다. 이들이 노봉법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중소 하청업체 근로자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법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노봉법 시행 이후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분쟁들이 줄줄이 법원을 향하고 있다. 앞으로 노봉법의 ‘모호성’을 압박 카드로 쓰려는 제2, 제3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오남용을 막으려면 결국 신속한 법 개정으로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구속력 없는 노동부 지침으로 땜질만 하다가는 혼란을 줄이기는커녕 매번 다른 변수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사설]2대 주주 ‘삼전’과 교섭한다는 ‘삼바’ 노조… 듣도 보도 못한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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