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설 더콘텐츠연구소가 78개 업종 272개 기업과 41개 공공 성격별 167개 공공기관의 디지털 소통효과를 측정한 결과, 2025년은 인공지능(AI)의 본격적 확산과 밈(Meme) 문화의 폭발, 숏폼과 롱폼의 공존, 소셜커머스의 성장, 진정성 있는 콘텐츠의 부상, 텍스트 커뮤니티의 귀환 등이 트랜드로 분석됐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져, 브랜드와 기관이 소셜미디어에서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전략을 펼칠지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AI다. 과거 보조적 수단에 머물던 AI는 이제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심장부에서 작동한다. 클릭 몇 번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와 영상을 구현할 수 있고, 이는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완전히 허물었다. 더 이상 전문 장비와 거대한 제작팀이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외국남성과 할머니의 생성형 AI 생활영어 콘텐츠(유튜브)유튜브 채널 정서불안 김햄찌는 이를 잘 보여준다. AI로 구현된 햄스터 캐릭터가 직장인의 일상을 의인화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하루 2~3만 명씩 구독자가 늘고 평균 조회수가 100만 회를 웃도는 이 현상은, AI 캐릭터가 단순한 실험적 시도가 아니라 공감형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야나두의 '실수하기 좋은 영어 시리즈'도 같은 흐름 속에서 주목받았다. AI 캐릭터가 등장해 재미와 학습 효과를 동시에 잡자, 시청자들은 “기획력이 돋보인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콘텐츠를 확산시켰다.
이러한 사례는 AI가 콘텐츠 혁신의 핵심 엔진임을 증명한다. 하지만 동시에 딥페이크, 데이터 편향, 저작권 침해 같은 윤리적 과제도 커지고 있다. AI는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으며, 앞으로 브랜드와 사회는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큰 숙제로 남아 있다.
▲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 톤으로 소통하는 바나프레소(유튜브)2025년 SNS를 달군 또 다른 키워드는 밈이다. “사고방식을 바꾸세요”라는 밈이 유머러스하게 부정적 상황을 전환한 것처럼, 밈은 젊은 세대에게 삶의 무게를 웃음으로 해소하는 도구가 되었다. 바나프레소와 무신사 등은 이를 재치 있게 브랜드 톤에 맞춰 재해석하며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밈의 생명 주기는 짧다. '갈테야갈테야' 같은 문구형 밈이나 챌린지형 밈짤은 순식간에 등장하고 사라진다. 결국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민첩하게 이 흐름을 포착해 자신만의 언어로 재탄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밈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브랜드를 트렌드 감각 있는 존재로 각인시키는 열쇠가 된다.
▲ 숏폼과 롱폼의 조합 사례 '디바마을 퀸가비' (유튜브)콘텐츠 형식에서는 숏폼과 롱폼의 균형이 중요해졌다. 짧고 강렬한 숏폼은 바이럴을 만들지만, 장기적 팬덤을 쌓으려면 롱폼이 필요하다. 디바마을 퀸가비 채널이 보여주듯, 숏폼으로 유입을 늘린 뒤 롱폼으로 시청자와 깊이 있는 교감을 이어가는 구조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략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변화는 소셜커머스의 폭발적 성장이다. 인스타그램 샵이나 틱톡 샵처럼 플랫폼 자체에 결제 시스템이 내장되면서 소비자는 더 이상 앱을 이탈하지 않고 구매를 완료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소통과 제품 시연을 결합해 신뢰와 매출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쇼핑 정보를 얻는 창구가 아니라, 소비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내는 허브로 변모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나치게 완벽하게 연출된 콘텐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날 것 그대로의 진솔한 콘텐츠가 더 큰 공감을 얻는다. 특정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가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목소리가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다. 브랜드가 비하인드 스토리나 직원들의 일상을 공유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때,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팬덤이 된다.
한편 영상 일변도의 흐름 속에서 텍스트 기반 플랫폼의 부활도 눈길을 끈다. 스레드(Threads)는 짧지만 밀도 있는 텍스트 교류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했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단순히 시각적 자극의 공간이 아니라, 지적이고 의미 있는 교류의 장으로 재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소셜미디어의 키워드는 AI, 밈, 숏폼과 롱폼의 공존, 소셜커머스, 진정성, 텍스트 커뮤니티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더 이상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재해석하고 확산시키는 주체로 자리 잡았다. 기업과 기관이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과 유머, 차별화된 경험을 결합해 소비자와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이제 브랜드와 사회가 함께 호흡하는 생활 무대이며, 이 무대에서 누가 더 빠르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느냐가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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