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이 MZ세대와의 감성적 소통을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삼으며, 카드업계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한 소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브랜드 인지도 확대는 물론, 젊은 세대와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참여형 이벤트' '재미 중심 콘텐츠' '스토리텔링 기반 영상'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브랜드 메시지를 보다 유연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뚜렷하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설 더콘텐츠연구소의 디지털 소통효과 분석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각 카드사의 SNS 콘텐츠 운영에서 뚜렷한 성과와 과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국내 카드사 중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83.3만명)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는 브랜드 캠페인과 이벤트를 통해 MZ세대와의 소통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토리 퀴즈 어택' '미니언즈 마라톤' '누나쇼 티켓 추첨' 등의 댓글 참여형 콘텐츠는 높은 좋아요 수와 댓글 수를 기록하며 소통형 콘텐츠의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스토리 퀴즈 어택'은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반복 운영되며 고정 콘텐츠로 자리잡았고, 참여자들로부터 “지루하지 않고 기대되는 콘텐츠”라는 반응을 얻으며 브랜드와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역시 75.9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식 브랜드 캠페인 영상' 3편 중 대표 영상은 204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해 콘텐츠 확산력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일본 맛집 소개형 쇼츠 콘텐츠와 카드 연계 예약 이벤트, '솔까말(쏠직하게 말하다)'과 같은 줄임말 유머 콘텐츠 등도 MZ세대의 관심을 고려한 기획물로 평가된다.
모수(팬수) 대비 공유되는 콘텐츠의 실질적인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벤트성 참여형 콘텐츠 외에 일반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다소 미흡하다. 또 카드 상품 정보에만 집중된 콘텐츠 구성으로 인해 콘텐츠 간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감성적 콘텐츠, 일상 공유형 콘텐츠, MZ세대 취향저격 공감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삼성카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어 45.6만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 라이온즈' 팬덤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이 눈에 띈다. 캐릭터 '라온이' 중심의 콘텐츠와 굿즈 중심 이벤트는 야구 팬을 중심으로 높은 반응을 얻으며, 팬심을 카드 사용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 외 콘텐츠, 특히 '포엠매거진'과의 협업 게시물은 감성 중심 콘텐츠로의 확장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해 낮은 반응을 기록했다. 이는 이벤트성 콘텐츠는 효과가 있으나 일반 게시물에서 재미와 공감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유튜브 채널(구독자 10.8만명)에서는 '삼성 주유 카드' 공식 광고 영상 2편이 각각 896만회, 342만회라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브랜드 파급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3개월간 업로드된 쇼츠 12편 중 대부분은 1000회 이하의 조회수에 그쳤다. 특히 감성 시 콘텐츠와 카드 정보형 영상들은 MZ세대의 시청 패턴과 괴리가 컸고, 짧고 임팩트 있는 정보성 또는 유머 콘텐츠의 부족으로 콘텐츠 소비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카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5.1만 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콘텐츠당 반응률은 업계 상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드니 마라톤 2025' 협업 초성퀴즈, '정석 찾기' 등 위트 있는 유머와 참여를 결합한 콘텐츠는 높은 댓글 수를 기록하며 젊은 층과의 소통 성과를 이끌어냈다.
유튜브 채널(구독자 8.76만명)에서도 자체 브랜드 슬로건 '~정석'을 활용한 '꿀팁의 정석' 시리즈가 평균 3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브랜드 자산을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원터치 솔로해제' 같은 소개팅 콘셉트 콘텐츠는 8만 구독자 대비 5만회라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콘텐츠 기획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카드가 단순 카드 정보 전달을 넘어, MZ세대의 감성과 일상에 밀접한 콘텐츠 설계에 성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쇼츠나 숏폼 콘텐츠의 활용 빈도는 낮아, 장르적 다양성 확보는 과제로 남는다.
BC카드는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31만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품 이벤트와 협업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김조한 미니콘서트, 친환경 굿즈 추첨, 이디야 콜라보 등은 일정 수준의 참여 반응을 유도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다만, '여행지 소개' '카드 혜택 맛집 정보'와 같은 일반 콘텐츠의 반응은 저조했으며, 이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이 SNS 콘텐츠 내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MZ세대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혜택 전달이 아닌, 브랜드만의 스토리와 세계관이 묻어나는 '경험 중심'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7.75만명) 운영에서도 콘텐츠 수가 적은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쇼츠 콘텐츠는 단 1건, 일반 영상도 2건에 불과했으며, 조회 수 역시 수백 회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콘텐츠 완성도보다 주제 선별, 스토리텔링 방식, 플랫폼 최적화 전략 부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은 SNS 채널을 고객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며 디지털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으나, 플랫폼별 전략과 콘텐츠 정체성의 선명도는 기업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압도적 팔로어 수와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이벤트 중심 소통에 강점을 보이며, 'SOL' 슬로건을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 중이다. 삼성카드는 팬덤과 브랜드 자산의 결합에는 성공했으나, 일상적 콘텐츠나 쇼츠 전략의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카드는 기획력과 유머 코드의 정석을 보여주며, 후발주자로서 주목받는 디지털 존재감을 형성하고 있다. BC카드는 이벤트성 콘텐츠를 통해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지속 가능한 브랜드 정체성 유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카드업계가 SNS 콘텐츠를 단순한 '홍보 도구'가 아닌, 고객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공감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