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US오픈 2라운드를 마친 뒤 브룩스 켑카(미국)는 가족과 코치에게 사과했다. 앞선 두 번의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에서 모두 커트 탈락하고 “아무도 내 옆에 없길 원했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토로하면서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자괴감이 가장 힘들었겠지만 대회 현장에서 겪은 갤러리들의 조롱도 그를 괴롭혔다. 지난달 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경기 중 이동하던 그는 “돈이 보장돼 있으니 그런 거야 브룩스”라는 야유를 들었다. 1억달러(약 1367억8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LIV골프로 전향한 그를 비난한 목소리였다.
켑카는 다음 홀 티를 향해 걸어가다가 그 사람을 돌아보며 “이쪽으로 와서 한번 얘기하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날도 오버파로 마무리했고 커트 통과에 실패했다. 이 같은 수모를 겪었기에 켑카의 US오픈 커트 통과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시끌벅적한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과 달리 골프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매너와 에티켓을 중시하는 종목인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갤러리의 무례한 행동이 PGA투어에서 골칫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당했다. 본 대회를 앞두고 열린 화요일 연습라운드에서다. 18번홀 매킬로이의 티샷이 왼쪽 워터해저드에 들어가자 한 갤러리가 “2011년 마스터스 같네”라고 비아냥거렸다. 매킬로이가 4타 차 선두로 출발해 10번홀 트리플보기로 무너지며 공동 15위로 마친 악몽 같은 대회를 언급한 것이다.
PGA투어는 “무례하거나 저속하고 부적절한 발언 및 제스처를 한 관중을 퇴장시킬 수 있다”는 원칙을 적용한다. 선수를 자극할 수 있는 야유와 방해, 조롱하는 행동 등을 하는 경우다.
강혜원 KL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