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장르"…어반자카파, 지문처럼 선명한 정체성 품고 '컴백' [종합]

그룹 어반자카파가 4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고유의 감성, 진정성 있는 음악과 메시지, 지문과도 같은 목소리로 음악 팬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할 전망이다.

어반자카파(조현아, 권순일, 박용인)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신보 '스테이(STAY)' 발매 기념 미디어 음감회를 개최했다.

어반자카파의 신보는 2021년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권순일은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긴장된다. 어떻게 들어주실지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현아는 "앤드류컴퍼니에서 대표로 있으면서 어반자카파로서 EP 앨범을 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고, 박용인은 "많이 긴장된다.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어떻게 들어주실지 기대되고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고 전했다.

새 EP의 타이틀곡 '스테이'는 어반자카파 특유의 색이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위로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이 흐르는 알앤비 곡이다. 세련된 그루브와 섬세한 감정선에 멤버들의 개성 있는 보컬 합이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어반자카파 특유의 분위기는 내는 곡으로 완성됐다.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 뒤 조현아는 "기존 어반자카파의 느낌을 많이 가진 곡이라 듣는 분들이 저희 초창기 때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도입부를 두고 "어반자카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순일은 "곡을 쓸 때 수천 번씩 듣지 않나. 자다가 깨어서도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불렀다"고 했고, 박용인은 "처음 부르는 라이브라 긴장됐는데, '그날의 우리' 등 우리가 많이 부르던 미디엄 템포의 곡이라 편하게 부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스테이' 뮤직비디오에는 조현아와 연예계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출연해 특급 의리를 과시했다. 수지는 이도현과 함께 진한 감성 연기를 펼쳤다.

조현아는 "여운이 남는 뮤직비디오이길 바랐다. 수지라는 배우는 여운을 남기는 배우이기도 하면서 저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도와주고 싶었는지 마음을 열고 출연하고 싶다고 결정해 줬다.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이도현 배우님도 노개런티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도현 씨는 최근 작품을 보면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 배우라고 생각했다. 제대하고 기회가 되어서 같이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 이도현 씨의 얼굴과 수지의 합이 너무 좋지 않았나 싶다. '이 밤이 특별해진 건'을 냈을 때도 차은우, 박규영 씨를 섭외했었다. 그때도 얼굴 합을 봤었는데, 제가 보는 눈이 있지 않나 싶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특히 곡 자체가 수지의 이미지에서 비롯돼 만들어졌다고. 권순일은 "수지의 얼굴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멜로디를 먼저 썼다. 수지의 얼굴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붙으면 음악이 더 좋게 들릴 것 같았다. 보통 곡을 쓸 때 처음 나온 멜로디가 좋다고 생각해서 수정을 안 하는데, 여태껏 어반자카파 역사상 멜로디 수정을 오랫동안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름답고 서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슬프거나 우는 게 아니라 아름다워야 했다. 음악도 뮤직비디오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썼다"고 부연했다.

이어 조현아는 "수지 씨의 스케줄에 맞췄다. 저희가 누군가를 생각해서 곡을 쓴 건 처음이다. 그 정도로 엄청난 뮤즈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새 EP '스테이'에는 타이틀곡 '스테이'를 비롯해 '우리의 겨울', '디 원(The One)', '나약', '열 손가락', '안녕', '순간'까지 총 7개 트랙이 수록됐다. 팝·알앤비·발라드·모던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정교하게 융합한 앨범으로, 권순일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어반자카파만의 감성과 명품 보컬을 풍성하게 담아냈다.

덤덤한 듯 애절하고, 따뜻한 어반자카파 고유의 감성은 오랜 시간 많은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색채는 아주 확고하고 또렷하게 유지되는 중이다.

조현아는 "아티스트가 계속해서 같은 장르를 하다 보면 자기복제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걸 의식하면서 쓰다 보면 절대 같은 노래를 쓸 수 없다. 그걸 유념하면서 저희가 가진 감정을 흩트리지 않으려고 한다. 느끼는 감정을 속일 수도 없고, 거짓말로 쓸 수도 없다"면서 "말투나 사고방식이 곡에 묻어나는데 비슷한 것은 항상 허용하되, 기술적인 부분에서 비슷한 건 서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권순일은 팬들의 피드백을 자주 모니터링한다면서 "똑같은 멜로디를 세 명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게 좋다는 반응이 있더라. 저희의 강점과 장르라는 게 셋의 목소리인 것 같다. 목소리가 번갈아 나오는 게 지루함도 덜고,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조현아는 "누구나 가진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지 않나. 우리의 음악은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어렵지 않은 언어로, 복잡하지 않은 대화로 풀어내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꾼'이 우리의 정체성이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어반자카파는 앨범 발매 이후 11월 22일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성남 등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조현아는 "누굴 데려와도 재밌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세트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무대 구성에 아끼지 않고 모든 걸 투자하고 있다. 눈도 즐겁고,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는, 연말을 정리할 수 있는 콘서트가 될 거라 생각한다. 가벼운 마음을 오셔도 즐겁게 보고 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반자카파의 새 EP 앨범 '스테이'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