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비주택' 풀어 전세난 해소를

2 hours ago 1

[데스크 칼럼] '비주택' 풀어 전세난 해소를

경기 구리 미사강변도시, 남양주 별내신도시, 고양 향동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이 몇 년째 공실로 방치돼 있다.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과 임대 안내만 내걸린 채 주변은 활력을 잃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애물단지로 변한 빈 건물 처리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연이라기보다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공택지 사업에서 수익을 높이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잠만 자는 도시’(베드타운)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자족용지 확보를 요구한 지자체, 부동산 호황 때 수익을 키우기 위해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입한 시행사의 이해가 맞물려 공급 과잉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계약자의 한숨이 곳곳에서 들린다.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비주거 시설 용도 전환

공실 문제 해소 대안으로 비(非)주거 시설의 활용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은 2010년대 아파트 규제가 강화될 당시 주거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숙박시설로만 써야 한다”는 유권해석 이후 ‘생숙대란’이 현실화했다. 정부는 일정 기간 오피스텔로의 용도 전환 규제를 완화하고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는 등 유연한 대응에 나섰다. 비주택을 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적극 행정의 대표 사례였다. 전국에서 생활숙박시설의 주거용 오피스텔 전환은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빈 상가와 오피스 등 비주택을 사들여 오피스텔과 같은 준주택으로 건축물 용도를 바꾸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LH가 비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공공임대주택으로 시장에 내놓을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최소 2000실의 비주택 매입을 목표로 세웠다. 용도 변경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공이 매입하는 방식은 단기 처방으로 유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개혁으로 해법 찾아야

정부는 최근 규제합리화위원회를 열고 규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발 앞선 규제 합리화’ ‘환경 변화에 유연한 규제’ ‘성과 지향’ ‘국민 체감’ ‘현장’이라는 다섯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런 원칙을 준용해 전·월세난 시대에 비주택을 주택으로 활용하는 사고의 혁신이 필요하다. 빈 땅에 인허가를 거쳐 새로 짓는 것보다 기존 시설을 용도 전환하는 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수도권 전·월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조정과 일정 수준의 비용 분담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공급 과정에서 형성된 높은 가격도 조정해야 한다. 그 중재자 역할 역시 정부의 몫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규제 체계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이종 산업 간 융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건축물 용도를 경직되게 제한하는 방식은 시장 현실과 괴리가 크다. 이참에 특정 용도만 허용하는 기존의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공실로 방치된 공간이 다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산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