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못 끊은 암환자…수명 1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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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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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 10명 중 4명은 암 진단 후에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 발표에 따르면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1년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암 진단 후에도 금연이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실증 연구로 확인된 것입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최근 암 환자의 흡연 지속 여부와 생존율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워싱턴대 부속 사이트맨 암센터에서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외래 진료를 받은 암 환자 1만328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환자의 절반인 6568명(49.5%)은 비흡연자, 4989명(37.6%)은 과거 흡연자, 1725명(13.0%)은 현재 흡연자로 분류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암으로 진단받은 뒤에도 상당수가 흡연을 지속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흡연자 1725명 중 6개월 이내 금연에 성공한 비율은 22.1%(381명)에 그쳤습니다. 암 진단 후 다섯 명 중 네 명은 여전히 흡연을 이어간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들의 생존 기간을 추적하며 금연 여부가 생존율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암으로 진단받은 뒤에도 흡연을 지속한 환자는 금연한 환자보다 2년 내 사망 위험이 97% 높게 나타났습니다.

생존율 차이도 뚜렷했습니다. 금연군은 1년 생존율이 91.0%, 2년 생존율이 85.1%였던 반면 흡연을 이어간 군은 각각 83.9%, 74.7%로 낮았습니다. 생존곡선 분석에서도 금연군은 평균 1년가량 더 오래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단순히 담배를 끊은 것만으로도 생존 기간이 늘어난 셈입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스티븐 토마시 박사는 “최근 축적된 근거들은 금연 치료를 수술, 방사선, 항암·면역치료와 함께 ‘암 치료의 네 번째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며 “흡연 중단은 암의 진행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필수적이며,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암의 진행 단계나 예후와 상관없이 모든 암 환자는 금연 치료를 지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금연 같은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항암치료만큼이나 생존 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암 치료에서 금연을 부가적 선택이 아니라 치료의 핵심 요소로 다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의 대표적 국제 학술지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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