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서 '천적' 오스타펜코 피하고 프랑스오픈 테니스 25연승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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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어요. 제 거짓말 어땠어요?"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4연패에 도전하는 이가 시비옹테크(5위·폴란드)는 사흘 전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솔직히 시인하며 웃어 보였다.
시비옹테크는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3회전에서 재클린 크리스티안(60위·루마니아)을 2-0(6-2 7-5)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그는 3회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16강 상대로 누가 되는 것이 더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상관없다"고 답했다.
시비옹테크는 엘레나 리바키나(11위·카자흐스탄)와 옐레나 오스타펜코(21위·라트비아) 경기 승자와 16강전을 치르는 대진이었다.
리바키나와는 상대 전적 4승 4패였지만 오스타펜코를 상대로는 시비옹테크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6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질문은 '리바키나가 올라오는 것이 더 좋다'는 답을 바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시비옹테크는 "(16강 상대로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답을 하더니 자신도 말이 안 된다고 느꼈는지 이내 민망한 듯한 웃음을 지으며 "제 거짓말 어땠느냐"고 되물어 인터뷰실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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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는 특별히 바라지 않았지만, 리바키나가 3회전에서 오스타펜코를 2-0(6-2 6-2)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고, 1일 시비옹테크와 8강 진출을 놓고 맞대결했다.
시비옹테크는 리바키나와 16강전에서 1세트를 1-6으로 내주며 고전하다가 결국 2-1(1-6 6-3 7-5)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도 게임 스코어 0-2로 끌려가다가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프랑스오픈 25연승 행진을 이어간 시비옹테크는 이날 승리로 최근 내림세를 떨쳐낼 계기를 마련했다.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지만 4강에서 정친원(7위·중국)에게 져 동메달에 머물렀고, 하반기에는 도핑 양성 반응에 따른 징계 등을 소화하느라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이후로는 우승 소식이 없는 시비옹테크는 리바키나를 꺾은 뒤 인터뷰에서 "오늘처럼 톱 랭커를 상대로 경기 도중에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겨내는 것이 필요했다"며 "압박감을 이겨낸 오늘 결과를 통해 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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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가 올해도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면 1923년 쉬잔 렝글렌(프랑스) 이후 102년 만에 4연패를 달성한다.
시비옹테크는 엘리나 스비톨리나(14위·우크라이나)와 8강에서 격돌한다. 상대 전적은 3승 1패 시비옹테크의 우위다.
email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02일 10시4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