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현 성균관대 교수'오직 인공지능(AI)'을 외치며 전 세계가 앞만 보고 돌진하고 있다. 그 흥분한 군중 속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전문가 중 일부는 현재 몰아치고 있는 AI투자 광풍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의 17배,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4배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이 미래 산업 선점을 놓고 경쟁하며 정책금융, 연구개발 투자를 퍼붓고 있지만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그 영향은 미미하다.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내리며 유동성을 조절하는 듯 하지만, 어디에선가 쏟아져 들어오는 유동성의 양은 그들의 영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큰 규모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펀더멘털없는 자산가치 과대 평가, 비은행금융기관(NBFI)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확대, 채권 시장 불안정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적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특히 NBFI를 주목해볼 만 하다. 대형 자산운용사 및 사모펀드 등이 전통적인 투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각종 규제로 벽을 쌓고 있는 은행권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기업들에 거액의 대출을 하면서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 AI 기업도 물론 그 대출의 대상이 된다. 사모대출펀드라고 불리우는 이러한 형태의 기업대출은 회사채, 은행대출 다음가는 규모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사모펀드 특성상 규제가 전통 은행에 비해 약하고, 정보 공개가 제한되기 때문에 잠재적 위험을 정확히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NBFI가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부실 채권이 은행권으로 전이되면 신용경색과 대출 위축을 초래해서 기업 투자 및 가계 소비를 감소시키는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국내외 시장에서는 NBFI의 업무 영역 확대로 인해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서 터져나올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미국 지역은행들이 NBFI에 제공한 유동성에서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연쇄적으로 전체 은행권의 수익성과 시장 심리를 압박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개미라 불리우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일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401(k) 퇴직연금 계좌에서 사모펀드, 부동산, 암호화폐 등 대체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연금 자산의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라는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호재이지만, 만에 하나 위기가 닥친다면 개인들이 평생 모아온 자산이 한 번에 휩쓸려 갈 위험 역시 상존한다.
최근 미국 10대 빅테크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쳐보면 약 23조달러가 넘는데, 이는 한화로 33경원이 넘는 엄청난 돈이다. 우리 나라의 개미 투자자들도 이러한 빅테크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배,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겁도 없이 마구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기성이 높은 한국 투자자들을 타깃으로 더 높은 레버리지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는 풍문까지 들린다. 여기에 앞뒤 재지 않고 퍼붓는 가상자산 투자와 빚걱정 따위는 접어두고 '똘똘한 한 채'를 지향하는 부동산 투자까지 한국 투자자들의 화려한 무대가 끝난 뒤 공허한 객석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부디 우리 나라 투자자들이 AI기술 발전의 과실은 최대한 누리고, 버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AI 투자가 우리 경제에 건설적 결과를 낳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1 week ago
6
![[사설] 檢 항소 포기, 대장동 일당과 李 대통령에 노골적 사법 특혜 아닌가](https://www.chosun.com/resizer/v2/MVRDCYLFGU2DOYLCGEZTCZRXME.jpg?auth=e7208408e32f3c86fca96d1cc26ab946aa0573ff3afc88149eaf47be452d2014&smart=true&width=4501&height=3001)
![[팔면봉]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여권 인사도 놀란 듯.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 용기 있는 검사 단 한 명 없었다](https://www.chosun.com/resizer/v2/GRSDOM3GGRTDMMZVMIZWEMRSGI.jpg?auth=3660099caccde3b5cc42f8a35fb1d3d3ed7245720ce0ddba78c999c2772ee0ad&smart=true&width=399&height=255)
![[사설] 국힘 대표 부인이 김건희에게 가방 선물, 민망하다](https://www.chosun.com/resizer/v2/MVQTQNLDMJSDONRTMVQWINDBG4.jpg?auth=8141846de3d24a96723f9b1cff26e76f746dd63a88bb3beb44b86fbf01793855&smart=true&width=6673&height=4246)
![[朝鮮칼럼] ‘진보 정권의 아이러니’ 재현하지 않으려면](https://www.chosun.com/resizer/v2/VXXDKUIJUJCOLIT4M4DA47BFKY.png?auth=47d5c0a683690e4639b91281f2cab5fd3b413998a70d2183f12a92e1f1b8119d&smart=true&width=500&height=50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87] K팝, 그래미상 ‘빅4′ 고지 오를까](https://www.chosun.com/resizer/v2/5XHK7PZ56NHTTKH7COJFQ4M54Q.png?auth=664876bab5cee8d9c73896a7d01b64f27386130e62bef9ae4289fdb3837c803b&smart=true&width=500&height=500)
![[동서남북] 원산·갈마 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https://www.chosun.com/resizer/v2/273GIBFF3NCHBC5LVGUUIDK3GM.png?auth=2dc473a67ab5cc661f563ad05832554564124579b2d90352af8c3782f593b38f&smart=true&width=500&height=50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95] 밥그릇 심장](https://www.chosun.com/resizer/v2/JZ2DPK7OZBANLBLB5SS5OH3S6I.png?auth=9fb621a8d43376974dd4c21736aba72e87fd3876911d9303e1df9f5adebb9cb7&smart=true&width=500&height=500)







![닷컴 버블의 교훈[김학균의 투자레슨]](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