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의 일본 산책] 오사카 엑스포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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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17 17:15 수정2025.10.17 17:15 지면A25

[김경미의 일본 산책] 오사카 엑스포가 남긴 것

7년여 준비 끝에 열린 ‘2025 오사카 엑스포’가 지난 13일 폐막식을 끝으로 18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개막 초반에는 관람객이 예상보다 저조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중반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해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최종 누적 관람객이 2557만 명을 넘어, 직전 행사인 2005년 아이치·나고야 엑스포의 2205만 명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폐막일에는 관람객들이 엑스포가 끝나 서운하고 아쉽다는 뜻의 ‘만박로스(万博 Loss)’를 외치는 모습이 TV와 SNS를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300만 명 몰린 한국관 인기 비결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앞에서 펼쳐진 K팝 무대. /KOTRA 제공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앞에서 펼쳐진 K팝 무대. /KOTRA 제공

엑스포 기간 한국관은 주목받은 국가관 중 하나였다. 총 누적 방문객은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CNA, NHK, 뉴욕타임스 등 주요 해외 언론이 “꼭 방문해야 할 국가관”으로 소개했다. 외벽의 미디어 파사드는 가로 27m, 세로 10m 규모 초대형 디지털 스크린으로 꾸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감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한국관은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기술과 문화를 융합한 참여형 전시 콘텐츠로 구성돼 전 세대에 걸쳐 좋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뜻깊은 시기에 한국상품전, 조선통신사 행렬, K컬처 관련 행사 등 44회에 달하는 산업·문화 행사를 열어 한국의 강점을 알렸다. 대다수 한국관 관람객은 관람 후 한국 방문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문에 답했다.

오사카 엑스포는 주최 측인 일본국제박람회협회를 시작으로 158개 참가국, 일본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단체, 시민단체, 자원봉사자가 만들어낸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가상 시대에도 통한 '체험의 힘'

개막 초반 운영에 여러 어려움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가상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체험(real experience)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생생히 증명했다. 엑스포 중후반으로 갈수록 관광, 숙박, 외식, 교통 등 관련 산업 전반이 활성화했고, 특히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 지역 경제에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경기워처조사’에서도 지난달 기준 관서 지역의 체감경기 상승폭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오사카부는 엑스포 부지를 활용해 개최지인 유메시마(夢洲)를 스마트 리조트 시티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엑스포의 상징인 세계 최대 목조건물 그랜드링(Grand Ring, 둘레 2㎞)을 일부 보존하고, 자재를 재활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조성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는 일본에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 그랜드링 위에서 바라본 엑스포는 코로나19 이후 가상 시대에 전 세계가 실제로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그리고 문화를 교류한 무대였다.

김경미 KOTRA 오사카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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