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하반기 기대작 '붉은사막' 출시가 또 연기됐다. 출시 일정을 번복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뒤를 이을 주력 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적자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진영 펄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붉은사막 출시는 기존 공개한 일정보다 1분기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약속했던 올 4분기 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붉은사막 출시가 또다시 연기되자 온라인상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붉은사막 개발은 펄어비스 상장할 때부터 나왔던 이야기인데 아직도 출시 안 하고 기약 없는 연기만 하느냐"고 비판했다.
붉은사막 출시가 미뤄지는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보이스오버·콘솔 인증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과 스케줄 조정 문제 때문이란 설명이다. 붉은사막은 현재 보이스오버를 진행중인 단계다. 허 CEO는 "의미 있는 규모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니 너른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붉은사막 출시는 4년 전인 2021년 처음 연기됐다. 게임 개발 발표 시점인 2019년부터 계산하면 무려 7년이나 미뤄진 셈이다.
붉은사막은 2020년 '더 게임 어워드'(TGA)를 통해 2021년 겨울 출시가 예고됐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발매 시점이 2022년으로 연기됐다. 2022년엔 특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2023년 초에는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으나 당시 3분기 컨콜에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개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4분기 중 붉은사막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컨콜에서 또다시 출시 연기를 발표한 것이다.
붉은사막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수년 전부터 초대형 신작으로 꼽힌 펄어비스의 기대작이다. 게임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출시 일정이 계속해서 밀린 탓에 시장과 게이머의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신작인 '도깨비' 출시도 연기될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앞서 붉은사막을 먼저 출시하고 도깨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깨비는 2021년 게임스컴에서 처음 공개됐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이후 세대 교체가 부재한 탓에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펄어비스의 2분기 영업손실은 118억원, 매출은 796억원에 그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