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타 히로카즈 현 일본 대표팀 감독(50)도 다르지 않다. 그는 리틀야구 선수 대상 특강에서 “야구에는 다양한 접근법과 해석이 있다. 이를 받아들이려면 그릇이 필요하다. (그릇을 만드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 독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누가 어떤 이유로 야구를 잘하는지 전부 알려지는 시대다.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런 영향으로 일본 야구 대표팀은 한국프로야구를 다룬 책이 나오면 인공지능(AI) 번역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까지 같이 사서 읽어 본다. 미국에서 쏟아지는 각종 트레이닝 관련 서적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이 야구를 책으로 배우면서 가장 달라진 건 공 빠르기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 속구 평균 시속은 141.5km로 한국프로야구(141.0km)와 별 차이가 없었다. 10년이 흐른 지난해에는 일본(146.8km)이 한국(143.5km)보다 시속 3.3km가 빨랐다.이 정도 차이가 정말 대수일까. 2023 WBC 조별리그 경기 전체 속구 계열(포심, 투심, 싱커) 평균 속도는 시속 147.6km였다. 8강 진출 팀은 150.6km로 이보다 3km가 빨랐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145.8km로 20개 참가국 중 16위였고, 3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공이 빠르면 타자들이 애를 먹는 게 당연한 일. 속구 평균 시속이 147.1km까지 오른 올해 일본 12개 구단에서 타율 0.300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3명밖에 없다. 속구 평균 시속이 152km로 더 빠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에도 3할 타자는 7명뿐이다.
한국 10개 팀에서는 3할 타자가 13명 나왔다. 한국은 여전히 투수가 타자를 이겨내지 못하는 리그다. 지난해 일본 라쿠텐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6.72에 그친 폰세(31)가 올해 한화에서 한국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많은 한국 야구 지도자들은 “사설 학원에서 구속만 강조하다 보니 투수들이 기본기가 부족한 채로 마운드에 오른다”며 안타까워하기 바쁘다. 이런 안타까움은 “투수는 하체가 튼튼해야 한다”는, 일본에서도 이미 폐기된 이론과 만나 러닝 훈련 지시로 이어지기 일쑤다.하긴 바깥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눈감고 있는 게 어디 야구뿐이랴.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는 시대다.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야구가 새삼 증명하고 있을 따름이다. 참고로 이 글은 중국에서 만든 AI 모델 GLM 4.6이 다듬었다. 공보다 빠른 건 기술이고, 기술보다 빠른 건 공부를 멈춘 사람들의 착각이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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