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 초대 장관에 내정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국민 공론화를 통해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친 후 '탈원전 시즌2'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을 포함한 '실용주의 에너지믹스' 정책으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신규 원전 정책 백지화' 가능성에 우려를 쏟아 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인공지능(AI)' 3대 강국 목표를 달성하려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수다. AI 시대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전력 소모를 유발하는데, 엄청난 양의 컴퓨팅 성능을 활용하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수반돼야만 한다.
김 장관은 AI를 위해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라는 입장이다. 새 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203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으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오픈AI 창립자 샘 올트먼 또한 AI에 필요한 에너지를 단기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태양광·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올트먼은 중기·장기 전략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오클로', 핵융합 발전기업 '헬리온'에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이 2030년까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 기술패권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전력수급 전략이 필요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에너지 당국으로써 '5년 단기계획'을 넘어 '10년 중기계획' '15년 장기계획'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보다 과감한 '실용주의 에너지믹스' 정책으로 '탈원전 시즌2' 논란을 불식 시키고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길 기대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