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된 실험정신…FA 앞둔 강백호에 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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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가 상식을 깨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발이 느린 강백호를 1번 타자로, 만 37세의 베테랑 황재균을 내·외야 모두 책임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한다.
kt는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강백호를 1번 타자 포수로 선발 투입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날리는 등 3타수 2안타를 치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강백호가 1번 타자로 나선 건 지난 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 경기부터다.
이후 강백호는 2월 28일 SSG 랜더스전, 3월 2일 LG 트윈스전에서도 1번 타자로 나섰다.
kt는 시범경기에서도 강백호를 톱타자로 실험할 예정이다.
강백호를 1번 타자로 내세운 건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에서 나왔다.
주력과 관계없이 가장 강한 타자를 1번 타순에 배치해 많은 타석 기회를 주는 것이 팀 타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kt는 지난해에도 파격적인 1번 타자 기용 안으로 효과를 봤다.
발은 느리지만, 타격 실력이 좋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 타자로 배치했다.
로하스는 타율 0.329, 출루율 0.421을 기록하며 kt 타선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강철 감독은 202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강백호가 올 시즌 예년과 다른 차원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강백호는 데뷔 2년 차인 2019년부터 2021시즌까지 매 시즌 9할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지만, 부상으로 쓰러진 2022시즌부터 부진했다.
3시즌 만에 풀타임 출전한 2024시즌엔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의 성적을 올렸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기대를 밑돌았다.
kt는 올해 강백호가 다시 9할 이상의 OPS를 찍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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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은 지난 겨울 kt가 FA 허경민을 영입하자 포지션 이동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준비를 했다.
체중을 10㎏가량 감량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2루수, 유격수는 물론 외야 수비도 훈련했다.
그는 지난 달 20일 호주 스프링캠프 멜버른 에이시스와 연습경기에서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선 유격수(2월 26일 한화전)와 2루수(2일 LG전)를 봤다.
이강철 감독은 8일부터 열리는 시범경기를 통해 황재균의 역할을 매듭지을 예정으로, 상황에 따라 빈자리에 끼워 넣는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kt는 전통적으로 상식을 뒤집는 판단을 자주 내렸다.
지난 시즌엔 강백호를 포수로 중용했고,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서도 엄상백(현 한화 이글스)에게 휴식을 줘 마운드의 내실을 다지기도 했다.
kt의 실험은 2025시즌에도 계속된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05일 10시0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