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교육의 추락[횡설수설/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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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1789년 혁명 이후 헌법에 무상 공교육 제도를 세계 최초로 명시한 나라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지성주의의 상징으로 전 세계가 이를 모델로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노벨상 수상자만 78명을 배출했고(세계 4위), 필즈상 수상자는 12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그랬던 프랑스가 지난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000년 이후 최저 점수를 기록하며 91개국 중 27위로 추락했다. 참다못한 학생들이 공교육 개혁을 촉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17일 파리 외곽의 한 고교에서 교사 부족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는 “공교육은 죽었다” “버려진 학교, 빼앗긴 청춘”이란 구호와 함께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6500명 넘게 체포되고 중상자들도 나왔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에 이어 ‘정치인 양성소’인 파리정치대와 소르본대 학생들까지 가세하면서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커지는 중이다. ▷현지 특파원이 전하는 학교는 선진국 맞나 싶을 정도다. 쥐 떼가 출몰하고, 물이 새며, 40도가 넘는 폭염에도 에어컨은커녕 창문이 고장 나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중등학교 건물의 절반이 1970년대 이전에 지어졌지만 최근 10년간 개보수한 비율은 14%밖에 안 된다. PISA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학생의 4분의 1이 열악한 환경 탓에 제대로 수업받기 어렵다고 했고, 학교장 절반이 교사 부족을 호소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여건이 열악해 교사가 휴가를 내면 대체 교사 없이 프린트물로 자습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프랑스 초중등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는 1만1565∼1만3471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한참 밑돈다. 중고교생 1인당 공교육비는 한국의 61% 수준이다. 15년 차 초등교사의 연봉은 3만8000달러로 한국의 거의 절반밖에 안 된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급과 복지 지출 증가로 미래 세대를 위한 공교육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결과다. 올해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비율이 유럽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어서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다. 올해 정규 교사를 4000명 줄인 데 이어 내년에도 1600명을 줄일 계획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던 프랑스 공교육이 배출한 대표적 인물이 알베르 카뮈다. 알제리의 극빈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교사의 격려와 장학금 덕에 노벨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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