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산업은 역사적으로 모두 '대구경화(大口徑化)'를 거쳐왔습니다. 질화갈륨(GaN) 기반 에피웨이퍼 시장 역시 결국 누가 먼저 8인치를 안정적으로 적용하느냐 경쟁이 될 것입니다.”
GaN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원 및 통신, 6G·위성 통신,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전력 관리 등 응용 분야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기술 난도가 높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GaN 반도체 생산성 확보가 업계 최대 과제다. 실리콘 웨이퍼는 12인치가 대세지만, GaN(GaN on SiC 기준)는 여전히 4·6인치에 그치고 있다.
노영균 아이브이웍스 대표가 8인치 GaN on SiC 에피웨이퍼 개발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에피웨이퍼 크기를 키워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을 이루려 하고 있다. 웨이퍼 크기가 클 수록 한번에 생산 가능한 반도체 칩 수가 많아진다. 노 대표는 “GaN on SiC 8인치 전환으로 기존 4인치 대비 약 4배, 6인치와 견줘서는 1.8배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브이웍스는 부단한 노력 끝에 최근 8인치 GaN 에피웨이퍼 개발에 성공, 대만 고객사에 공급했다. 업계 처음으로 아이브이웍스의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 특히 회사가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분자빔에피택시(MBE) 시스템'이 주효했다. GaN 성장 속도가 빨라 생산성이 높은 금속유기화학기상증착(MOCVD)과 클리닝 공정이 필요 없고 운용 비용 절감 효과가 큰 MBE 장점을 결합했다.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MBE를 활용한 안티몬(Sb) 반도체를 연구하고, 박사 과정에서 MOCVD로 GaN 반도체를 개발했던 노 대표의 경험과 노하우도 한 몫했다.
GaN 에피웨이퍼는 보통 1만5000개 이상 원자층을 쌓아 만든다. 다양한 물질이 다층 박막 구조로 형성되기 때문에 원자층 하나하나의 적층 품질이 전체 에피웨이퍼 품질과 직결된다. 그러나 워낙 데이터가 많아 사람이 직접 실시간으로 품질을 측정·분석하기 쉽지 않다.
노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AI 기반 에피웨이퍼 생산시스템(Domm ai)을 개발했다”며 “현재 작업자 없이 정해진 품질로 자율 생산이 가능한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말했다.
에피웨이퍼 제조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접목한 건 아이브이웍스가 최초다. 아이브이웍스는 지금도 생산하는 모든 에피웨이퍼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분석·제어하는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스스로 품질을 개선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노 대표의 목표다.
그는 “AI 시스템을 도입한 후 엔지니어의 근무 환경도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24시간 2교대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주 4.5 시간 근무 체제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아이브이웍스는 8인치 GaN 에피웨이퍼를 앞세워 고객 맞춤형 위탁 생산(파운드리)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 에피웨이퍼 품질을 인정하며 양산에 돌입한 고객과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신기술 분야에서 급성장 중인 파트너와 미래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노 대표는 “그 동안 준비해온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사업 확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며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