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9월 9일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5’를 개최했다.
올해 8회를 맞이하는 UDC는 두나무가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 및 확장에 기여하기 위해 개최하는 컨퍼런스다. 행사에서는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가 모여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비전을 제시한다.
UDC 2025 현장 / 출처=IT동아
올해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Blockchain, to the Mainstream)’를 주제로 블록체인의 제도권 편입과 금융 및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을 집중 조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 미국 가상자산 규제 법안 ‘21세기를 위한 금융 혁신 및 기술 법안(FIT21)’을 주도한 패트릭 맥헨리 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 등 글로벌 주요 인사와 업계 리더가 참여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두나무의 새로운 비전과 글로벌 전략 등을 공개했다.
에릭 트럼프 "전통 금융 단점 개선하는 가상자산"
화상으로 참여한 에릭 트럼프 부사장은 ‘금융·비즈니스·디지털자산: 흐름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가상자산 산업의 변화를 짚으며 “가상자산을 적극 수용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릭 트럼프 부사장은 우선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통 금융에서는 해외 송금 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SWIFT)를 통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한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계마다 수수료를 내야 하며, 금융기관 영업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반면 가상자산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안전하면서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고, 수수료도 거의 들지 않는다. 24시간 내내 작동하기 때문에 영업 시간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화상으로 참여한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 / 출처=IT동아
에릭 트럼프 부사장은 이러한 장점 덕에 전통 금융사도 가상자산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가상자산이 가져올 혁신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라며 “이제는 오히려 수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글로벌 금융사, 글로벌 기업, 국부펀드 등이 가상자산을 적극 매입하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에릭 트럼프 부사장은 가상자산의 적극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가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고 지켜보기만 하면 뒤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UAE, 홍콩, 일본 같은 국가가 가상자산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라며 한국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를 권했다.
패트릭 맥헨리 “혁신과 소비자 보호는 상호 보완”
패트릭 맥헨리 전 의장은 FIT21 법안 제정 경험을 공유하며 “각국 규제당국이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이해하고 규제를 마련한 후 글로벌 협력을 진행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시장 혁신과 소비자 보호가 대립한다는 인식에 대해 반박했다. 패트릭 맥헨리 전 의장은 “대부분의 규제당국은 시장 혁신과 소비자 보호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혁신을 통해 시장이 확장되면 소비자에게도 그만큼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상호 보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이 소비자에게 해를 끼친다는 선입견을 깨트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패트릭 맥헨리 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 / 출처=IT동아
패트릭 맥헨리 전 의장은 가상자산 시장 확대를 위해 전통 금융 자본의 유입과 금융 인프라의 온체인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IPO, ETF, 지급, 결제 등 전통 금융과의 접목으로 전통 금융 자본이 유입되면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 인프라의 온체인화를 통해 투자자가 실물 자산을 온라인에서 경험하도록 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석 대표 “금융 친화 블록체인 선보일 것”
오경석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의 트렌드를 설명하며 두나무가 새롭게 선보일 금융 친화적 블록체인 서비스를 소개했다.
오경석 대표는 먼저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기관 개입 없이 네트워크 자체가 신뢰를 보증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금융이지만 블록체인과 현실 금융은 단절되어 있었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과 현실 금융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가 되면서, 금융은 미래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 요소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통한 유통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석 대표는 “글로벌 거래소가 유통을 담당한 스테이블코인 USDT는 현재 시가총액 230조 원에 이르고, USDC 역시 시가총액 90조 원을 기록하지만, 핀테크 기업이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시가총액 1조 6000억 원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비트는 현물 거래 금액 1740조 원, 누적 가입자 1200만 명, 초당 2만 건의 거래 체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업비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면 우리나라 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 출처=IT동아
현재 국내 규제 환경의 한계도 지적했다. 오경석 대표는 “현재 규제 탓에 파생상품 거래 불가, 내국인만 가입 가능, 법인 거래 시범적 허용 등 사업 영역 측면에서 제한이 많다”라며 “적어도 미국에서 할 수 있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경석 대표는 향후 선보일 기와체인, 기와월렛도 소개했다. 기와체인은 고객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를 고려한 금융 친화적인 블록체인이며, 기와월렛은 디앱(탈중앙화 앱) 생태계 활성화와 간편한 KYC 정보 활용을 목표로 하는 개인 지갑이다. 그는 “거래소, 스테이킹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오경석 대표는 “두나무는 거래소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지갑, 트래블룰솔루션, 커스터디 등의 서비스를 통해 미래 금융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 금융 모델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UDC 2025 현장 / 출처=IT동아
한편 UDC 2025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금융, 보안, 콘텐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다. 이를 위해 마르코 달 라고 테더 글로벌 확장 및 전략적 파트너십 부사장, 빌랄 빈 사킵 파키스탄 정부 블록체인 담당 국무장관, 진 팡 무디스 레이팅스 아시아태평양 부대표, 앨리스 리우 코인마켓캡 리서치 총괄, 이도 벤-나탄 블록에이드 CEO 등이 연사와 토론자로 참가했다. 현장에서는 최신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부스와 참가자 간 네트워킹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어 업계 관계자들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