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최대주주인 중국 합작회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가 홍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등의 판권을 가진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상장될 전망으로 향후 지분 가치가 올라가면 SK바이오팜 역시 수익 실현의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 중국 이그니스테라퓨틱스가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고려 중이며 IPO 준비를 위해 자문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그니스는 홍콩증권거래소(HKEX) 상장을 추진중이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쯤 실제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그니스는 SK바이오팜 중화권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회사다. 2021년 11월 중국 상하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디멘션캐피탈과 합작을 통해 설립됐다. 이그니스의 최대주주는 SK바이오팜으로 약 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경영권은 이그니스측에서 독자적으로 행사한다. SK바이오팜은 국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등 중추신경계(CNS)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6개의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에 넘기고 1억5000만달러 규모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1억8000만달러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루엔텍스 그룹, KB인베스트먼트, WTT인베스트먼트,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 HBM헬스케어인베스트먼트, 골드만삭스 등이 참여했다.
이그니스는 중국 현지에 연간 10억정에 이르는 CNS 의약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설립했다. 세노바메이트 등 신약의 품목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SK바이오팜은 2025년부터 중국에서 세노바메이트 판매가 시작될 경우 이그니스가 2026년 매출 약 5930만달러, 영업이익 약 3040만달러를 기록하고 이후에도 실적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점유율이 고점(20.8%)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1년에는 매출 약 1억5550만달러, 영업이익 8480만달러 창출을 전망했다.
다만 이그니스가 세노바메이트 상업화에 성공해도 계약상 SK바이오팜은 로열티를 받지 못한다. 대신 이그니스 기업가치가 높아질 경우 SK바이오팜이 지분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