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 마지막날…최신 아이폰까지 "차비폰 대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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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핸드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휴대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핸드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휴대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오늘 이후엔 '차비폰'은 없죠. 공짜폰도 없을 거에요. 이미 오늘 오후 3시 이후엔 보조금 대폭 줄인다고 전체적으로 공지 나갔거든요."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의 판매점 직원 A씨는 "갤럭시S25 시리즈나 아이폰 16은 오늘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내일부터 갤럭시Z플립7과 폴드7 사전 예약이 시작돼 거기로 보조금이 몰릴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또 다른 판매점 직원 B씨는 "6월 중순 이후 아이폰16이 차비폰이 된 건 처음"이라며 "위약금 면제 이후로 SK텔레콤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가장 혜택이 좋다. 어떤 요금제든 부가서비스를 할 필요도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경쟁사보다 많은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날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S25·갤럭시S25플러스 256GB 모델과 아이폰16 128GB 모델을 '차비폰'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차비폰이란 공짜폰을 넘어 오히려 구매자가 돈을 받아 가는 휴대폰을 말한다.

10만9000원 요금제 기준으로 갤럭시S25 256GB 모델은 35만원, 갤럭시S25플러스 256GB 모델은 15만원, 아이폰16은 18만원의 웃돈을 받고 구매할 수 있었다. 단 부가서비스는 없었다. 심지어 갤럭시S25 256GB의 경우 6만9000원 요금제로 가입해도 17만원의 '차비'가 주어졌다.

갤럭시S25 모델만 놓고 보면 약 80만~100만원 수준의 추가 지원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가 발표되기 전과 비교하면 지원금은 최소 30만원 늘어났다. 당시 갤럭시S25 256GB 모델 기준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판매점에서 추가 지원금을 최대 49만5000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기계값은 16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SK텔레콤만큼 지원금을 제공하진 않았다.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하는 경우 갤럭시S25 256GB와 아이폰16 128GB가 '공짜폰'으로 지급됐으나 갤럭시S25플러스는 기계값을 내야 했다. 3개월간 3만원대의 부가서비스 가입도 필수였다. KT의 경우 갤럭시S25 256GB 모델만 기계값이 무료였다.

판매점 직원들은 SK텔레콤이 경쟁사보다 보조금을 많이 푼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원래는 SK텔레콤이 가장 보조금이 적었는데 지금은 KT가 가장 적은 상황"이라며 "가장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풀었던 LG유플러스보다도 지금 SK텔레콤 정책 혜택이 좋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핸드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휴대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핸드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휴대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하지만 이 같은 SK텔레콤의 보조금 정책에도 현장에선 SK텔레콤에서 이탈하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SK텔레콤 고객 10명 중 2명은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변경을 했다"며 "SK텔레콤 장기고객들은 유지하는 게 이득이라 남아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타 통신사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통신사마다 정책이 좋으니까 다 옮겨가더. 단가가 좋으면 흔히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13만명가량이 SK텔레콤을 이탈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12일 SK텔레콤에서 KT와 LG유플러스로 12만4414명이 빠져나갔다. 아직 통계 발표가 되지 않은 전날과 이날 이탈자 규모까지 합하면 위약금 면제 기간 SK텔레콤을 이탈한 가입자 규모는 13만~14만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순감 규모는 6만~7만명을 웃돌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무선시장 점유율은 40%선이 붕괴됐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40%는 SK텔레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그간 SK텔레콤은 40% 아래로 점유율이 떨어진 적이 없다. 유심 해킹 사태가 일어났던 지난 4월만 해도 이통3사의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0.08%, KT 23.45%, LG유플러스 19.22%였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이달 12일까지 SK텔레콤을 이탈한 가입자가 79만3187명에 이르면서 SK텔레콤 점유율이 40%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SK텔레콤으로선 가입자 회복에 집중해야 할 상황.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번호이동이 더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7·폴드7의 사전 판매가 시작되는 데다 이달 22일부터는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이 폐지돼서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통신시장 경쟁 지형을 전망한 리포트에서 "대규모 가입자 이동으로 단통법 폐지 이후 가입자 유치 경쟁 재점화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내다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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