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X 변화 외치더니…15년만에 '깜짝' 기록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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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가가 15년 만에 5만원(종가 기준)을 넘겼다. 이 회사가 5만원대 종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1월27일(5만600원) 이후 처음이다. ‘통신 대장주’가 SK텔레콤에서 KT로 바뀌는 모양새다. AX(AI 전환) 사업을 강화하면서 대내외 내보인 변화 의지가 ‘성장 기대감’으로 시장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AX에 명운 건 뒤 달라진 KT

KT는 19일 전일보다 2.42% 오른 5만700원에 장 마감했다. 2008년 2월 14일(종가 5만22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5만900원을 기록하며, 직전 가장 높았던 2010년 2월1일(장중 5만1200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김영섭 KT 대표가 진두지휘한 AX 사업으로의 변화가 주가 강세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2023년 8월 김 대표가 취임한 뒤 2년간 약 58.6%올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률이 각각 20.7%, 6.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김 대표는 평소 ‘AX에 회사의 명운이 달렸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핵심 사업으로 밀어온 통신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등 해외 출장을 다니며 빅테크와 협력 전선을 넓힌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성과도 하나둘 쏟아냈다. KT는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클라우드 협력을 맺었다.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형 AI 모델·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KT는 지난 12일엔 미국 팔란티어를 새로운 AX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인 변화가 나오는 것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AX 전문 인력 채용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X 분야 경력 직원을 연중 수시 채용해 5800~6000명을 ‘AX 전문가 집단’으로 꾸린다는 목표다. AX 직무 우대 체계 등 새로운 인사 제도도 도입한다. 개인 역량에 걸맞은 인센티브와 대외 프로젝트 수행 성과에 따른 별도의 보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AX가 캐시카우(수익원)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KT와 KPMG는 KT가 AI·클라우드·컨설팅·IT솔루션 등 AX 사업으로 거두는 매출이 2025년 2690억원에서 2029년 1조37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주주친화정책 효과도

KT는 지난해 4분기엔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 등 총 4500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AX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업가치와 관련한 구상과 계획을 촘촘하게 공유했다. 지난해 11월엔 6%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8년 9~1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 총계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통해 어느 정도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KT는 2028년까지 누적 1조 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주주친화정책’도 내놨다. 연간 주당 배당금은 2023년 1960원에서 지난해 2000원으로 증액했다.

증권가에선 KT 주가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12개월 목표주가로 7만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1년간 KT 주가가 40%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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