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DBMS'마저 외산에 장악…국산 생태계 육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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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중요성이 커졌지만, 국내 시장은 이미 외산이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인프라 확대와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금이라도 국산 GPU DBMS 생태계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 GPU DBMS 기업 가운데 스크림과 키네티카, 브라이트릿 등 최소 3곳이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다. GPU DBMS 개발 기업이 세계적으로 8개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GPU DBMS는 병렬 연산에 강한 GPU 성능을 활용,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처리하는 차세대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이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DBMS보다 수십~수백 배 빠른 분석 처리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AI 시대 핵심 데이터 인프라로 부상했다.

DBMS 업계는 외산 GPU DBMS가 국내 시장의 약 90%를 장악한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유일 GPU DBMS 기업인 에스티로직(STLogic)의 시장 점유율이 약 10%에 그치기 때문이다.

외국 GPU DBMS 기업들은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한다. 아이티센그룹 등 국내 대표 IT서비스 업체들과 판매 계약을 맺고 △무상 개념검증(POC) 후 구독형 라이센스 제공 △GPU 서버·스토리지 번들 패키지 '묶음 판매' 등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연내에는 공공 시장에도 진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 GPU DBMS 업체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넘어 이제는 공공 진출을 앞뒀다”며 “기존 (CPU 기반) DBMS 시장에 이어 초기 시장인 GPU DBMS까지 외산이 장악한다면 데이터 주권이 침해되고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국산 GPU DBMS 육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PU DBMS는 GPU 자원 활용 효율을 높이고 AI 모델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데 최적인 만큼 연구개발(R&D) 과제 등을 통해 국산 GPU DBMS를 육성,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고성능 GPU 1만장 확보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들 사업을 통해 국산 GPU DBMS를 전략 지원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시기를 놓칠 경우 관계형 DBMS(RDBMS) 시장처럼 외산 의존이 고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RDBMS 시장에서 국산 티맥스티베로와 알티베이스 등은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상태다.

국내 한 DB 기업 관계자는 “외산 확산을 방치할 경우 RDBMS처럼 외산 독주 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며 “GPU DBMS를 포함한 국산 SW 생태계 전략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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