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8.26 14:26
장애인-비장애인 고용 격차 해소 새 모델
외국어·전문지식 몰라도 조이스틱만으로 원격근무
로봇 두려움 넘어 포용적 미래 일자리 비전 제시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대중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지만,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황용국 블루바이저시스템즈 대표는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AI 대전환, 韓 AI 강국 로드맵’ 세미나에서 장애인이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는 시연을 선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로봇 파일럿’이라는 새로운 직업군이다.
시연에서 양팔을 잃은 가상의 인물이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해 행사장 안내 업무를 수행했다. 로봇에는 구글 제미나이 AI가 탑재돼 있어 파일럿이 모르는 내용도 즉시 답변할 수 있었고,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번역 기능도 제공했다.
◇ AI 시대, 모두에게 열린 직업
황 대표는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택시 운전자, 화물기사 등 많은 운전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새로 직무 능력을 배우거나 외국어를 익힐 필요 없이 로봇을 원격 조종해 재택근무할 수 있는 직업이 바로 로봇 파일럿”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시각장애인인 강백수 씨가 메타퀘스트 VR 도구를 착용하고 코엑스 전시장에서 로봇을 조종해 부스 안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사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색깔 구분이나 원거리 시야 확보가 어려운 시각장애인도 AI가 탑재된 로봇을 통해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황 대표는 “로봇 파일럿은 장애인뿐 아니라 은퇴가 빨라지거나 일자리를 잃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조이스틱이나 인터페이스만 익히면 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다”고 강조했다.
◇ 휴머노이드 로봇의 사회적 수용성 문제도 해결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사회적 수용성 문제도 언급했다. “유튜브나 뉴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면을 볼 때 무섭지 않느냐”며 “로봇 파일럿이 조종하는 로봇이라면 사람들이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로봇은 물건을 집거나 들어올리는 힘쓰는 작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 더 다양한 업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 대표는 “이러한 정책을 국가적으로 대중화시킨다면 고용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격차 해소, 장애인과 일반인 간의 불평등 문제, 지역 간 갈등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발전과 정부 정책이 함께 발전한다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THE A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