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8.26 13:04
- 수정 2025.08.26 13:18
중소기업 83% “AI 불필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는 0.6%뿐
“다크팩토리 목표하지만 섬세한 작업은 기계로 한계”
중소·대기업 특성 맞는 차별화 지원 통해 개선 필요

83%.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도입 의향을 조사한 결과 ‘AI가 필요 없다’고 응답한 수치다. 업계에서의 AI 활용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하영 써로마인드 대표는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AI 대전환, 韓 AI 강국 로드맵’ 세미나에서 이 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사회적 AI 열풍과 업계의 괴리를 보여줬다. 그는 “사회적으로는 AI가 많이 보급되고 있다고 느끼지만, 제조업 현장에서는 비용, 인력, 기술적 역량 부족과 함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의 낮은 기술 활용도는 지난 10년간 추진된 스마트팩토리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중소·중견기업 중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입 기업 중 75.5%는 여전히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장 대표는 “기초 단계는 단순히 ERP나 MES 시스템만 도입해도 달성되는 수준”이라며 “실제 AI가 적용되는 고도화 단계는 0.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AI 기반 제조 혁신을 위해선 비용, 인력, 기술 역량 부족과 활용 방법을 모르는 현실적 문제들을 중소기업과 대기업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와 AI민간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정책학회가 주관했다.
◇ AI팩토리는 완전 무인화 목표... 中 샤오미 선도
장 대표는 기존 스마트팩토리와 AI팩토리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 “스마트팩토리는 10년 전 빅데이터가 주목받을 때 만들어진 사업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한 유연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며 “AI팩토리는 기존 스마트팩토리 위에 AI를 도입해 완전 자율화·무인화된 공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작년부터 추진하는 ‘AI팩토리’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라고 설명했다. 다크팩토리는 사람의 개입 없이 AI와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만으로 24시간 운영되는 완전 자동화 공장이다. 작업자가 없어 조명이 필요 없다고 해서 ‘암흑 공장’이라고 불린다.
대표 사례는 중국 샤오미가 베이징에 구축한 스마트폰 제조 공장이다. 약 50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연간 10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춰 1초에 1대씩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생산부터 검사, 포장, 물류까지 모든 공정이 완전 자동화돼 있다.
독일 지멘스 암베르그 공장은 생산 과정의 75% 이상을 자동화해 불량률을 0.001%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 무라타의 전자 부품 공장도 고급 전자 부품을 완전 무인 생산 시스템으로 제조하고 있다.
◇ 제조업에 적용되는 AI 기술들은?
장 대표는 이러한 다크팩토리 구축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작업자가 볼베어링을 플라스틱 프레임과 함께 조립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이러한 섬세한 작업들은 현재 기계가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서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에서 AI가 실제 적용되는 분야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검사장비인 프로브카드의 나노급 탐침 검사 기술이 대표 사례다. 장 대표는 “머리카락보다 얇아 사람 눈에는 실처럼 보이는 탐침들의 다양한 불량 유형을 AI가 자동으로 검사한다”며 “기존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확인하던 것을 AI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용접 과정에서 전류 변화로 발생하는 순간적 불량도 AI가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3D프린터의 경우 하루에서 이틀 걸리는 작업 중 발생하는 오류를 AI가 지속 모니터링해 조기에 발견한다.
소음과 진동을 통한 불량 검사 시스템도 활용되고 있다. 장 대표는 “운전을 하다가 ‘차소리가 이상한데’ 하는 것처럼, 데이터만 넣어주면 AI가 자동으로 이상 징후 구분 모델을 만들어준다”며 “마치 대형언어모델(LLM)이 코딩을 해주듯 AI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과거 스마트팩토리가 자동화와 디지털화에 그쳤다면, AI 도입으로 다크팩토리로 대표되는 완전 자율화·무인화 공장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의 진행 방향”이라며 “수요처와의 협업을 통해 지능형 공장을 구축해야 제조업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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