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8.26 13:37
클라우드 의존성 탈피…비용·보안·속도 3박자 해결
PCB 검사 불량률 99% 개선·공정시간 95% 단축 성과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 AI 도입 로드맵 제시

“제조업 혁신의 새로운 동력은 현장에서 바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엣지 AI 입니다."
산업용 PC 글로벌 1위 기업 어드밴텍코리아의 안동환 부사장은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AI 대전환, 韓 AI 강국 로드맵’ 세미나에서 인류사적 관점에서 현재의 AI 혁명을 조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농업혁명, 1차·2차 산업혁명, 인터넷 혁명에 이어 현재 AI 혁명이 진행 중이라며 “혁명 당시 사람들은 자신들이 역사적 전환점을 살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어드밴텍은 전 세계 산업용 PC 시장 41%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3년 대만에서 설립돼 2024년 글로벌 매출 18.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1997년 설립된 한국 법인은 1200억원 매출에 직원 130명 규모다. 인텔,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전방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와 AI민간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정책학회가 주관했다.
◇ GPU 혁신이 바꾼 AI 지형도… “클라우드 한계, 엣지가 답”
안 부사장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병렬처리 기술이 AI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로만 처리하던 방식보다 GPU를 활용하면 100배 빠른 성능에 전력 소비는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예측한 대로 AI는 인식→생성→에이전트→물리적 AI(로봇, 자율주행) 순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주류인 클라우드 기반 AI는 제조업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사용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고, 인터넷 연결에 의존하며, 중요한 제조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해야 하는 보안 위험이 있어서다. AI 전문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AI를 처리하는 ‘엣지AI’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엣지AI는 고정비용으로 비용 예측이 쉽고, 공장에서 직접 보안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지연 없이 즉시 처리가 가능한 점도 이점이다.
안 부사장은 엣지AI 발전 과정을 3단계로 구분해 설명했다. 1단계는 인터넷과 분리된 독립형 장비로 정해진 기능만 수행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분석하고 결과를 받아오는 방식이다. 연결성은 좋아졌지만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단점이 있다. 3단계는 현장에서 바로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단계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어드밴텍이 집중하는 영역이 바로 세 번째 단계다.
◇ 입고→생산→보관→출하 전 공정 AI화 가능
안 부사장은 입고부터 출하까지 제조 전 공정에 AI를 도입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입고 단계에서는 재고 모니터링과 수요 예측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생산 단계에서는 전력과 온도 모니터링을 통한 장비 상태 예측, 제조 표준작업절차(SOP) 자동 생성, 작업장 안전 모니터링, 제품 품질 검수 등이 가능하다. 보관 단계에서는 자율모바일로봇(AMR)을 활용한 창고 관리가, 출하 단계에서는 실시간 배송 추적과 위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론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실제 성과 사례도 공개했다. 한 PCB 제조업체는 기존 규칙 기반 머신 비전 시스템을 AI 기반 합성곱신경망(CNN)과 트랜스포머 구조로 교체한 결과 높은 개선 효과를 거뒀다. 불량품 검출률이 99% 향상됐고,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분류하던 작업은 92% 줄었으며, 전체 공정 시간도 95% 단축시켰다.
또 다른 사례로는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제조 SOP 생성 시스템이 있다. 공장 내부 데이터만으로 특화 훈련시킨 AI가 숙련공의 노하우를 학습해 신입 작업자들에게 정확한 작업 지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작업 정확성이 90% 향상되고 작업자 전환 비용이 80% 절감됐다고 밝혔다.
안 부사장은 “20개 이상의 표준 플랫폼 라인업과 다양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을 통해 제조업체들의 신속한 엣지AI 도입을 지원한다”며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제조AI 완성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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