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m 버디퍼트로 최종전 우승… 황유민, '최고의 시즌' 마지막 퍼즐 따냈다

2 hours ago 1

황유민이 9일 경기 파주 서원힐스CC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연장 6차전에서 버디퍼트를 성공한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황유민이 9일 경기 파주 서원힐스CC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연장 6차전에서 버디퍼트를 성공한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하며 미국 진출을 확정 지은 황유민에게는 올 시즌 아쉬움이 있었다. ‘홈그라운드’ 한국에서 아직 우승 기록이 없다는 것. 2023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매년 1승을 거둔 황유민은 올해 초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투어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미국에서도 우승했지만 정작 한국에서 우승을 올리지 못했다.

9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우승상금 2억5000만원, 총상금 10억원)에서 황유민이 마지막 기회를 낚아채 ‘최고의 시즌’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 파주 서원힐스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동은, 임희정과 연장전 끝에 4차전에서 6.4m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피날레의 여왕’이 됐다.

◆4차 연장 초접전…퍼트가 승부 갈랐다
시즌 최종전인 이 대회는 상금랭킹 상위 57명, 유망주 아마추어 3명이 출전한 ‘별들의 전쟁’답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21년부터 열린 대보하우스디오픈을 올해부터 시즌 피날레 대회로 탈바꿈한 대보그룹은 출전 선수 모두에게 ‘최고의 별’에 걸맞은 대우를 하며 유종의 미를 더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9일 대보하우스디 챔피언십 우승자 황유민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KLPGA 제공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9일 대보하우스디 챔피언십 우승자 황유민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KLPGA 제공

대회장에는 출전 선수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60개의 깃발이 나부꼈다. 지난해까지 2년간 LPGA투어 BMW챔피언십을 개최하며 글로벌 토너먼트 코스로 검증받은 서원힐스CC는 사흘 내내 그린스피드 3.7m(스팀프미터 기준) 안팎의 빠르기로 변별력을 높였다. 핀 위치도 무리하게 까다롭게 꽂기보다는 넉넉한 공간이 있는 자리에 잡아 운보다는 정확한 샷과 퍼팅으로 승부를 펼치도록 세팅했다.

KLPGA투어 강자 60인은 ‘더 클라이맥스’라는 이번 대회 부제를 그대로 구현했다. 전날 7언더파를 몰아친 황유민이 15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는 가운데 추격자들이 속도를 냈다. 이동은은 버디 7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며 11언더파 선두로 올라섰고, ‘전통의 강자’ 임희정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연장전을 확정했다. 여기에 황유민이 16번홀(파3)에서 2.7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공동선두로 올라서면서 승부는 3인의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은 ‘간절함의 대결’이었다. 한국에서 우승할 마지막 기회를 앞둔 황유민, 2023년 교통사고 뒤 완벽한 부활을 알리기 위한 우승이 필요한 임희정, 첫 다승에 도전하는 이동은이 만났다. 2차 연장까지 세 명이 모두 파를 기록하면서 승부는 평행선을 달렸다. 3차 연장에서 이동은이 2m 버디퍼트로 기회를 잡았지만 홀을 비껴 나갔다. 임희정이 파 퍼트를 놓치며 승부는 4차로 이어졌다.

장타자 황유민과 이동은의 맞대결, 황유민은 핀에서 6.4m, 이동은은 9m 지점으로 세컨드샷을 보냈다. 퍼트 대결에서 웃은 건 황유민이었다. 이동은의 버디 퍼트는 살짝 비껴 맞았지만 황유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짧지 않은 6.4m 퍼트가 홀로 떨어진 순간 황유민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퍼트 거리가 짧지 않아 5차 연장까지 각오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쳤다”면서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황유민이 9일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지은 뒤 팬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KLPGA 제공

황유민이 9일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지은 뒤 팬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KLPGA 제공

◆상금왕 홍정민, 신인왕은 서교림
이번 우승으로 3년간의 KLPGA투어 활동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황유민은 LPGA투어 활동을 앞두고 한 번 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는 “KLPGA투어에서 3년간 활동하며 멘털을 다스리는 법, 끝까지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며 “좋은 대회를 열어주고, 저를 키워주신 KLPGA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무조건 공격하는 ‘돌격대장’보다는 지혜롭게 코스를 공략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총상금 31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시즌의 상금왕은 홍정민이 차지했다. 홍정민은 공동 10위에 올라 상금 1470만원을 추가하며 누적 상금 13억4152만원을 기록했다. 또 방신실, 이예원과 나란히 3승을 쌓으며 공동다승왕까지 차지했다.

상금왕 확정 뒤 홍정민은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는데 막상 상금왕이 눈앞에 다가오니 욕심이 났다"며 "막상 상금왕에 오르니 정말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퍼팅할 때 늘 욕심때문에 실수가 있었는데 욕심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하면서 퍼팅 성공률이 높아진 것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든 비결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13억원이 넘는 올해 상금에 대해서는 "캐나다 유학중인 동생을 제가 지원해주고 있는데 올해 잘한 덕분에 이제 좀 숨통이 트인다"고 활짝 웃었다.

생애 단 한 번 주어지는 신인왕은 공동 18위로 대회를 마친 서교림이 차지했다. 그는 "올해 준우승, 우승경쟁을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내년에는 꼭 우승을 따내고 싶다"며 "생애 첫 승은 물론 다승까지 해내겠다"고 다부지게 밝혔다. 이어 "어릴 때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세계랭킹 1위가 꿈이었다. 그 꿈을 위해 더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