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감독이 작품 공개를 불거진 사행성 우려에 '여성들의 성장과 연대'를 강조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 제작발표회에서 오다영 감독은 "월급으로 생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며 "주인공들은 취직을 외딴섬처럼 하게 되면서 생존하게 되는데 회사 생활하면서 동기들끼리 끌어주는 게 있는데 그런 것도 없이 살아가는 인물들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17, 2018년으로 설정한 건 코인이 대중적이지 않고, 낯설지만 그래서 '행복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재지, '대박 난다'는 주제가 아니다"며 "우려하는 사행성을 다루는 건 아니다"고 설명이다.
방영에 앞서 티저 공개 후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에도 오다영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오다영 감독은 "당연히 감수해야 했는데, 못했다"며 "우리 드라마가 내수용이 아니며, 앞으로 더 많은 시청자가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달까지 가자'는 월급만으론 생존할 수 없는 마론제과 비공채 직원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를 그린다. 장유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배우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에 김영대가 청일점으로 출연해 극을 이끌고, 오다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다영 감독은 이들의 캐스팅에 대해 "출연진 공개 후 호감형 배우들이라는 반응을 봤는데, 그 말이 딱 맞다"며 "특히 김영대 배우는 잘생겨서 호감형이다. 그래서 호감형으로 모시느라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선빈은 마론제과 마케팅팀 정다해 역을 맡았다. 정다해는 꾸준하고 은은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조금씩 아쉬운 스펙들 때문에 고만고만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비공채 직원으로 입사했다. 강은상의 제안을 받고 코인 투자에 임하게 된다.
라미란이 연기하는 강은상은 마론제과 영업팀 직업으로 주식으로 쓴맛을 보고 야심차게 벌인 에어비앤비, 각종 좌판 장사 등의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자나깨나 돈 벌 궁리만 하는 인물이다. 비공채 출신들에게 적극적으로 코인 투자를 제안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조아람은 마론제과 회계팀 김지송 역으로 캐스팅됐다. 김지송은 매일 카드빚에 허덕이면서도 신상 구도, 가방, 옷을 장만하는 데 여념이 없는 외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캐릭터다. 하루걸러 하루씩 팀장에게 혼나고, 대리에게 구박받는 신세지만 적당한 애교와 처세로 위기를 모면하고 살아왔는데, 코인 투자에 빠져들면서 일상이 변화한다.
조아람은 "대본을 볼 때부터 빠르게 읽었다"며 "연령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위로받고, 추억을 쌓는 게 너무 재밌게 그려졌다"고 작품의 매력을 소개했다.
라미란은 "여자들이 복작복작한 게 그리웠던 거 같다"며 "이런 작품을 안 해본 건 아닌데, 그래서 좋았다. 여기에 선빈 씨, 아람 씨가 한다고 하니까. 코인도 재테크도 모르는데, 같이 놀고 싶었다"고 작품에 임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선빈도 "주식이나, 투자엔 무지한데, 각 세대의 우정, 고민이 대본에 다 녹아있었다"며 "여기에 (라미란) 선배님과 아람이, 영대까지 안 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영대는 마론제과 빅데이터 TF팀 이사 함지우 역으로 활약한다. 함지우는 전직 가수이자, 매일 꿈을 꾸며 정신없이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우연이 던진 아이디어가 '대박'이 나면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 인물. 정다해를 보며 다시 꿈을 꾸게 되는 캐릭터다.
작품을 위해 보컬 트레이닝에 드럼까지 배웠다는 김영대는 "촬영장에 가면 세 사람이 이미 캐릭터 그 자체로 있었다"며 "저만 정신 차리고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대는 또 "어릴 때 밴드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이런 무대를 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고 했다. 다른 출연진도 '달까지 가자'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이선빈은 "어릴 때 꿈꿨던 일은 노래나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뮤지컬로 시작했고, 지금 과분하게 이루고 있는 거 같은데, 오늘 '달까지 가자'가 더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했다.
라미란은 "청춘은 바로 지금이다"며 "지금도 청춘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예전에 꿈꾼 건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게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뤄가고 있고, 앞으로는 선빈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응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아람은 "이전에도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선한 영향을 주고 싶은데, '달까지 가자'로 제가 위로받았듯 시청자들도 위로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은 코인 투자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 코인을 가진 사람은 라미란뿐이라고 했다.
라미란은 "저만 코인을 소유하고 있다"며 "이더리움을 4, 5년 전에 50만원 넣었는데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찾는 법을 몰라 두고 있다. 그냥 '똥손' 같다"고 자폭성 발언을 했다.
이어 "대본을 보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며 "코인을 설명해주고 해야 하는데, 공부할까 하다가 어설프게 했다간 제가 큰일 날 거 같아서 더는 공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50만원이 5억이 될 때까지 버티겠다"고 목소리를 높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달까지 가자'는 오는 19일 밤 9시 50분 첫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