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유지를 위해 부동산담보대출 회사에서 일했던 벤 그리핀(미국·사진)이 한 달 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승을 쓸어 담으며 인생 역전 신화를 썼다.
그리핀은 26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총상금 9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개를 잡고 보기 4개를 범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그리핀은 마티 슈미트(독일·11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달 ‘2인 1조’ 경기 취리히 클래식에서 PGA투어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한 그리핀은 한 달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이자 개인전 첫 승을 일궈냈다. 우승 상금은 171만달러(약 23억3000만원). 올 시즌에만 2승을 기록한 그리핀은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하는 페덱스컵 랭킹에서도 21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그리핀은 인생 역전의 아이콘이다. 그는 2018년 프로로 전향해 PGA투어 캐나다에서 뛰었고, 2019년엔 PGA 콘페리(2부)투어에서 나섰으나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생계유지를 위해 그해 골프 선수를 그만두고 한 부동산담보대출 회사에서 대출 담당자로 일했다.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은 그는 2021년 11월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도전했고, 2021~2022시즌 콘페리투어에서 준우승 3회 등 준수한 성적을 내면서 꿈에 그리던 PGA투어에 입성했다. PGA투어 3년 차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리핀은 개인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상황이 이렇게 빨리 바뀔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며 “믿을 수 없는 한 주를 보낸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이날 1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위(8언더파)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루지 못했으나 5개 대회 연속 톱10에 든 셰플러는 페덱스컵 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