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심의위 지적에도 9개월 방치하다 최근 불붙은 여론에 재배당
이춘석·쿠팡·스타벅스 수사 등…반복되는 '이첩→용두사미' 결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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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6.6.29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전재훈 기자 = 홍명보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해 온 경찰이 '수사를 더 신속히 하라'는 내부 통제 기구의 권고에도 사건을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월드컵 결과를 놓고 지도력 논란과 함께 여론과 정치권의 질책이 이어지자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부랴부랴 넘겼지만, '뒷북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청 수사심의위는 지난해 9월 23일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업무방해 혐의 고발 사건을 맡은 종로경찰서에 사건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지시하라고 의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한 시민이 2024년 7월 이 전 이사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고발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경찰이 계속해 처분을 미루자 고발인은 '수사심의'를 신청했다.
수사심의는 수사 과정과 결과의 불공정·부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로, 변호사·법학자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생긴 경찰 수사 통제 장치로, 강제성은 없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결과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사건을 들여다본 수사심의위는 "사건 관계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신속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고발인의 신청을 인용하고 서울청에 신속처리를 지시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종로서는 별다른 처분 없이 또 9개월을 흘려보냈다.
결국 지난 1일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했다"며 경찰의 특수부 격인 서울청 광수단 산하 금융범죄수사대로 사건을 넘겼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한 결과"라는 공개 질책 등 정치권과 여론에 떠밀린 결과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사건인데 2년 동안 수사해놓고 수사팀을 교체해버렸다"며 "수사 결과만 더 지연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사건이 표류하는 사이 같은 쟁점으로 제기된 행정법원 1심 판결이 먼저 나오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감독이 사의를 표하는 등 수사 실효성에 의문이 커진 상황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금수대는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1년 4개월간 수사하며 5차례 소환 조사를 벌였지만, 두 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반려·기각돼 제동이 걸렸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 역시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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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하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찾은 팬들이 항의 현수막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6.6.30 ksm7976@yna.co.kr
경찰이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사건을 광수단으로 이첩하거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가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무소속 이춘석 의원 수사가 대표적이다. 작년 8월 2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엄정 수사를 예고했지만, 검찰 송치까지 넉 달 이상 걸렸다. 핵심 혐의였던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상당수 혐의를 불송치했고, 검찰의 재수사 지시가 있었음에도 지난 3월 같은 결론을 고수했다.
올해 1월엔 86명 규모의 쿠팡 전담 TF를 구성해 개인정보 유출·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쿠팡 한국 임시 대표를 소환 조사하고 잠실 본사 압수수색, 내부고발자 자료 확보 등 절차를 이어가고 있으나 반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상태다.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모욕했다는 사건 역시 서울 강남서와 광주 남부서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을 모아 광수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국민의 관심이 많아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달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은 검찰에서 "혐의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려됐다. 그러자 경찰은 강제수사 없이 임의 제출 자료만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상태다.
kez@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7월05일 06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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