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스리백 실험 필요...선수들은 잘했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지만 스리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은 잘해줬습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이 걸린 일본과 3차전에서 스리백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5일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홍 감독 부임 후 13경기 만의 첫 패배(8승4무1패)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2승1패를 기록, 2019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우승 탈환도 실패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은 준비한 대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도 아쉽고 실점 장면도 아쉽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앞선 중국전(3-0 승)과 홍콩전(2-0 승)에 이어 일본을 상대로도 스리백 전술로 나섰다. 홍 감독은 스리백 실험에 대해 “우리에겐 확실한 플랜A가 있고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며 “9월 A매치 기간 땐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이번 기회에 실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점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고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의 공간 등 개선해야 할 부분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최근 3연패를 당했다. 한일전 사상 3연패는 처음이다. 한국은 일본과 상대 전적에선 42승23무17패로 앞서지만 최근 10경기에선 2승3무5패로 밀렸다. 한국과 일본의 실력 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홍 감독은 “일본은 승패와 관계없이 일관성을 갖고 1990년대부터 축구를 대했다”며 “대표팀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대회의 일본 대표팀에 대해선 “오늘 경기만 놓고 봤을 땐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일본 대표팀의 장점이 발휘되지 않았고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우리 수비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안방에서 숙적 일본에 우승컵을 내준 부분은 아쉽지만 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소득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기존 대표팀에 경쟁심을 불러일으킨 선수를 많게는 5명 이상 확인했다”며 “새로운 선수들이 꾸준히 잘 해준다면 1년 뒤 월드컵 본선에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