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할머니,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日 엑스포서 울린 네이버 AI '케어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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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진 기자 입력 2025.07.11 09:00

네이버클라우드, 간사이 엑스포서 AI 케어콜·디지털트윈 복지 기술 전시
고령자 돌봄·언어 재활·감정 인식까지…내년 4월 日 이즈모 본사업 목표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5년 전 하늘로 떠난 남편 이야기를…처음 AI한테 털어놨어요.”

일본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현장. 고베에 거주하는 60대 방문객 스즈키 씨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선보인 인공지능(AI) 안부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과 대화를 나눈 뒤 조용히 이같이 말했다.

타인에게는 꺼내기 어려운 마음 속 비밀을 처음 만난 AI에게 털어놓은 것이다. 이는 대화 단절, 언어 장애, 외로움 같은 고령 사회의 문제를 AI가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내 네이버클라우드 전용관. [사진=윤소진 기자]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내 네이버클라우드 전용관. [사진=윤소진 기자]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 전용 부스를 열고 ‘AI 기반 복지 기술’을 주제로 케어콜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전시했다.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홀로 남은 '유메의 할머니'를 중심으로 구성한 스토리텔링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기술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관람객은 유메의 시점에서 이즈모시에 홀로 남은 할머니와 통화하며 케어콜이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즈모시는 일본 내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으로, 노인 10명당 1명의 ‘케어매니저’가 복지 업무를 담당할 만큼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케어콜은 이 같은 지역에서 돌봄 공백을 메우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케어콜은 고령자의 음성, 감정, 대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병원이나 지역 기관과 즉시 연결해준다. 현지 지자체의 복지 시스템과 연동되는 구조로, 대응 속도와 행정 효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 4월 이즈모시에 케어콜 본사업 개시를 목표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 피드백도 긍정적이었다. 속내를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는 일본의 문화적 특성상 AI라는 '비대면 화자'가 오히려 정서적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교통사고 후 언어장애가 생긴 타카하시 씨(67세)는 “AI와 대화를 하니 머릿속 생각이 조금씩 말로 나왔다. 매일 연습하면 확실히 나아질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혼자 사는 91세 할머니를 위해 체험관을 찾은 사토 씨(31세)는 “할머니가 말을 잊어버리실까 봐 걱정이었는데, AI와의 대화가 언어 감각 유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진료 전에 증상을 말하는 연습을 하면 병원에서도 훨씬 수월할 것 같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AI가 그리는 고령화 사회의 ‘디지털 지도’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트윈’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이 기술은 고령자의 위치와 이동 상태, 활동 패턴 등을 3D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평소와 다른 경로로 이동하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을 경우 관제센터에 이상 징후로 자동 보고돼 지자체의 긴급 대응을 유도한다. 단순한 위치 추적을 넘어, 도시 전체의 복지 상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복지 인프라다.

현재 디지털트윈은 이즈모시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일본 내 복지 수요가 높은 중소도시로 확대 적용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안부전화인 케어콜과 디지털트윈을 연계함으로써 개별 가정부터 도시 단위까지 복지 사각지대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을 비롯해 대만, 중동 등 초고령 사회 진입이 빠른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 맞춤형 AI, 즉 '소버린AI' 전략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케어콜과 디지털트윈 같은 기술은 각국의 언어·문화·제도에 따라 유연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공공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일본 내에서는 지자체 단위의 실증 사례를 확산해 공공 복지망의 기술 전환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AI는 단순한 효율화 수단이 아니라,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 돼야 한다”며 “고령화처럼 각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AI로 풀어내는 것이 소버린AI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이 기술의 방향성을 좌우한다. 네이버는 이 방향을 실제 서비스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내 네이버클라우드 전용관. [사진=윤소진 기자]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내 네이버클라우드 전용관. [사진=윤소진 기자]
/일본 오사카=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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